백번의 추억 리뷰 — 김다미·신예은, 1980년대 버스 안내양의 청춘이 이렇게 빛날 수 있었나

"백번의 추억"은 2025년 9월 13일부터 10월 19일까지 JTBC에서 방영된 토일 드라마입니다. '일타 스캔들', '역도요정 김복주' 등을 쓴 양희승 작가와 '서른, 아홉'의 김상호 감독이 뭉쳤고, 주연은 김다미와 신예은. 1980년대 초 100번 버스 안내양들의 청춘과 우정, 그리고 한 남자를 둘러싼 첫사랑을 그린 뉴트로 청춘 멜로입니다. 첫화 시청률 3.3%로 조용히 출발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을 타며 최종화에서 8.1%로 마무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어요.

JTBC 토일 드라마
A HUNDRED MEMORIES
백번의 추억
A Hundred Memories · 2025
장르
청춘 멜로 · 시대극 · 성장 · 우정
방영
2025년 9월 13일 ~ 10월 19일 · JTBC
편수
12부작 (완결)
원작
오리지널 (웹소설 원작 없음)
주연
김다미(고영례) · 신예은(서종희) · 허남준(한재필)
연출/극본
김상호 연출 · 양희승·김보람 극본

줄거리 — 100번 버스 위에서 피어난 청춘과 첫사랑

1982년, 100번 버스 안내양 '고영례'(김다미)는 모범적이고 성실한 청아운수의 에이스입니다. 대학 진학을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고, 좁은 기숙방에서 동료 안내양들과 함께 젊음을 버티고 있어요. 그런 영례에게 도착하는 새 룸메이트 '서종희'(신예은)는 카리스마 넘치고 자유분방한 인물. 정반대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며 쌓아가는 우정이 드라마의 가장 큰 축입니다.

여기에 부유한 백화점 사장의 아들 '한재필'(허남준)이 등장하면서 세 사람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힙니다. 두 친구가 같은 남자를 좋아하게 되는 구도인데, 드라마는 이 삼각관계를 막장으로 끌고 가지 않고 우정과 사랑 사이의 미묘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짚어나가요. 1막(1~6화)이 1982년의 안내양 시절을 그린다면, 2막(7~12화)은 7년이 흐른 1989년, 각자의 자리에서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는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왜 이 드라마가 입소문을 탔을까

가장 큰 힘은 역시 김다미와 신예은의 투 톱 연기입니다. 단단하고 속 깊은 영례를 표현한 김다미와, 화려하고 욕망에 솔직한 종희를 소화한 신예은의 케미가 드라마 내내 묘한 긴장감과 따뜻함을 동시에 만들어냈어요. 두 사람의 캐릭터가 서로를 보완하면서 어느 한쪽에 완전히 이입하기 어렵고, 그게 오히려 드라마에 깊이를 더합니다.

1980년대 재현도가 꽤 높다는 평가도 눈에 띄어요. 전주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해 당시 골목과 버스, 미용실, 기숙사 풍경이 생생하게 살아났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레트로 소품과 음악으로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버스 안내양이라는 당시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진지하게 담아낸 점이 단순한 뉴트로 코드와 구분됩니다. 열악한 노동 환경, 파업, 대학 진학의 꿈 같은 시대적 현실이 로맨스와 함께 묘사돼요.

'일타 스캔들'의 양희승 작가 특유의 탄탄한 대화 구성도 빛났습니다. 인물들의 감정이 작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쌓이고, 2막에서 7년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만나는 장면들이 시청자들의 감정을 세게 건드렸어요. 회가 지날수록 시청률이 꾸준히 오른 것도 이런 입소문 효과 덕분입니다.

아쉬운 점

초반 시청률이 3%대로 낮게 출발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1회는 배경 설명과 인물 소개 위주로 전개돼 속도감이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 있어요. 1980년대 시대극 특성상 현대 드라마에 익숙한 시청자들이 초반에 진입 장벽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또한 2막에서 시간이 7년 뛰어넘으며 일부 인물의 변화가 다소 급하게 처리됐다는 의견도 있었고, 삼각 로맨스 구도가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흘렀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장점
  • 김다미·신예은 투 톱의 완벽한 케미 — 서로를 빛내는 연기
  • 1980년대 버스 안내양이라는 신선하고 사실적인 배경
  • 양희승 작가의 자연스러운 감정선과 탄탄한 대화
  • 회가 지날수록 깊어지는 구성 — 입소문 드라마의 정석
  • 1막·2막 구조로 시간의 흐름을 활용한 서사 깊이
아쉬운 점
  • 1~2화 초반 전개가 느려 진입 장벽이 있음
  • 2막(1989년)에서 일부 인물 변화가 다소 급하게 처리됨
  • 삼각 로맨스 결말이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흘렀다는 평
  • 시대극 특성상 일부 고증 디테일이 가볍게 처리된 부분들
  • TVING 독점으로 무료 시청 플랫폼이 없음

비슷한 작품이 떠오른다면 — 응답하라 팬에게 강력 추천

'응답하라' 시리즈를 좋아했다면 이 드라마도 분명 취향에 맞을 거예요. 1980년대 레트로 감성과 함께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따뜻하게 담아내는 방식이 비슷합니다. 다만 응답하라 시리즈보다는 시대극의 현실적인 무게감이 더 있고, 여성 인물들의 서사가 중심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서른, 아홉'처럼 두 여성의 우정과 감정선을 섬세하게 따라가는 드라마를 원한다면 이 작품이 딱 맞습니다.

총평

종합 평점
백번의 추억
4.0
/ 5.0
재미
7.8
스토리
8.2
연기
9.0
영상미
8.3
몰입도
8.0

소란스럽지 않게 마음을 건드리는 드라마입니다. 첫화에서 느리다 싶더라도 3화까지는 꼭 봐주세요. 김다미와 신예은이 함께 만들어내는 영례와 종희의 우정과 갈등에 한번 빠져들면, 12화를 다 본 뒤 왠지 모르게 먹먹한 감정이 남을 거예요.

"
100번 버스 위에서 빛났던 그 시절,
두 여자의 우정이 드라마보다 진했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좋아하는 분, 두 여성의 우정과 성장 서사를 원하는 분에게 추천
빠른 전개와 장르물을 선호한다면 취향이 다를 수 있음
🚌 1980년대 뉴트로 👭 여성 우정 서사 💛 입소문 드라마 🎞 시대극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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