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어트 리뷰 — 스파이가 배관공으로 위장하면 생기는 일, Amazon 숨겨진 명작
"패트리어트(Patriot)"는 Amazon Prime Video에서 2015년 첫 공개된 미국 스파이 블랙코미디 드라마입니다. 핵무기를 막으러 나선 CIA 요원이 위장 신분 유지를 위해 밀워키 배관 회사 직원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설정인데요. IMDb 8.2점, 로튼 토마토 91%라는 찬사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명작입니다. 작가 스티브 콘래드가 만들고, 제임스 건 감독도 아끼는 작품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을 만큼 업계 내에서의 평가는 남다릅니다.
줄거리 — 스파이가 배관공이 되어야 하는 사연
CIA 요원 존 태브너(마이클 도어맨)에게 임무가 떨어집니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아라. 문제는 방법인데요. 공식 신분 없이 완전히 혼자 움직이는 NOC(비공식 위장) 요원으로, 밀워키의 중소 배관 부품 회사 맥밀란에 취업해야 한다는 겁니다. CIA 요원이 배관 자재 납품 세일즈맨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죠.
그런데 존에게는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는 포크송을 쓰고 부르는 아마추어 뮤지션인데, 그 포크송 가사에 자신의 임무와 죄책감이 너무 솔직하게 담겨 있거든요. 인터폴 수사관이 쫓아오고, 회사 상사는 깐깐하게 굴고, 가족 관계는 뒤엉켜 있고, 잘못된 첩보 정보가 계속 사태를 키우면서 하나의 실수가 또 다른 재앙을 낳는 눈덩이 구조의 블랙코미디가 펼쳐집니다.
Breaking Bad 같은 블랙코미디 — 이 드라마가 특별한 이유
패트리어트의 유머는 슬랩스틱이 아닙니다. 브레이킹 배드처럼, 선의로 시작한 행동이 예측 불가능한 연쇄 재앙으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웃음이 나오는 방식입니다. 관객은 웃으면서도 주인공의 처지가 안타까워 마음이 불편해지는 이 묘한 감정이 이 드라마만의 특색입니다.
존이 쓰는 포크송이 스토리텔링의 핵심 장치로 사용된다는 점도 매우 독특합니다. 그는 무대 위에서 자신이 저지른 일들을 있는 그대로 노래합니다. 비밀 요원이 자신의 비밀을 노래로 고백하는 아이러니가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가 되죠. 포크 뮤지션 감성과 스파이 스릴러를 결합한 조합은 전례가 없습니다.
기술적으로도 수준이 높습니다. 밀워키의 공장 지대, 룩셈부르크의 구시가지, 암스테르담의 운하까지 다양한 로케이션을 시각적으로 인상 깊게 담아냈고, 배우들 모두 무명에 가까운 캐릭터 배우들임에도 연기 앙상블이 압도적입니다.
아쉬운 점
1화 초반 진입 장벽이 상당합니다. 설명 없이 세계관과 상황 속으로 던져지는 스타일이라, 처음 두세 편은 "이게 뭐지?" 하고 갸우뚱할 수 있어요. 시즌1과 시즌2 사이에 3년이라는 공백이 있어 당시 방영으로 봤던 시청자들은 흐름을 잃었고, 결국 시즌3 없이 조용히 종영됐습니다. 시청자 입장에서 열린 결말에 가깝게 끝나는 구성이 아쉬울 수 있고, 시즌2가 시즌1보다 페이스가 느리다는 평도 있습니다.
- 브레이킹 배드식 연쇄 재앙 블랙코미디, 웃으면서 불편한 감정
- 포크송을 스토리텔링 장치로 쓰는 완전히 독창적인 구성
- IMDb 8.2 · 로튼 토마토 91%, 비평가와 관객 모두 인정한 품질
- 국제 로케이션과 세련된 촬영 — 저예산인데 영화 같은 미장센
- 총 18화 완결, 적당한 분량으로 몰아보기 가능
- 초반 1~2화 진입 장벽 — 설명 없이 던져지는 전개
- 시즌1과 시즌2 사이 3년 공백으로 당시 흥행 실패
- 시즌3 없이 종영, 완전한 마무리를 원하는 분에겐 아쉬움
- 시즌2 페이스가 시즌1보다 느리다는 평
- 국내 인지도 거의 없어 한국어 자막 구하기 어려울 수 있음
비슷한 작품 — 이 드라마가 취향이라면
브레이킹 배드의 연쇄 재앙 구조와 유머를 좋아했다면 패트리어트는 필수입니다. 스파이 코미디 장르에서는 FX의 "디 아메리카니(The Americans)"가 비슷한 첩보 정서를 가지고 있고, BBC의 "킬링 이브(Killing Eve)"도 스파이물을 비틀어 보는 방식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패트리어트는 그 중에서도 가장 독자적인 톤을 가지고 있어요. 포크송, 블랙코미디, 첩보물이 섞인 조합은 전에도 이후에도 딱히 비교할 작품이 없습니다.
총평
아마존이 묻어버린 최고의 실수. 초반의 낯선 톤만 넘어서면 이보다 독창적인 스파이물을 찾기 어렵습니다. 총 18화, 딱 적당한 분량에 꽉 찬 이야기입니다.
- 브레이킹 배드처럼 재앙이 재앙을 부르는 구조를 좋아한다
- 정통 액션보다 독창적인 톤의 스파이물이 더 좋다
- 숨겨진 명작을 발굴하는 재미를 좋아한다
- 포크송, 인디 감성, 낯선 분위기에 열려 있다
- 잭 라이언처럼 빠른 액션과 명확한 전개를 원한다
- 1화부터 세계관 설명 없이 던지는 스타일을 못 견딘다
-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결말이 꼭 필요하다
- 한국어 자막 없이 영어 청취가 어렵다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웃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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