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를 기다리며 리뷰 — 박서준 7년 만의 로맨스, 기다릴 만했을까?

"경도를 기다리며"는 2025년 12월 6일부터 2026년 1월 11일까지 JTBC에서 방영된 12부작 토일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박서준이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 이후 무려 7년 만에 선보이는 로맨스물이라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어요. 제목의 '경도'는 남자 주인공 이경도(박서준)의 이름이면서, 동시에 노벨문학상 수상작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패러디한 것이기도 합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고도'와 달리, 경도는 꼭 온다는 메시지를 담은 셈이죠.

JTBC 토일 드라마
Waiting for Gyeong-do
경도를 기다리며
2025년 12월 6일 ~ 2026년 1월 11일
장르
로맨스 · 멜로 · 드라마
방영
2025~2026 · JTBC
편수
총 12부작
원작
오리지널 (극본 유영아)
주연
박서준 · 원지안
연출
임현욱

경도를 기다리며 줄거리 — 스캔들로 다시 엮인 첫사랑

연예부 기자 이경도(박서준)는 어느 날 재벌가 사위의 불륜·마약 스캔들 기사를 터뜨립니다. 그런데 하필 그 스캔들의 주인공이 20대 시절 두 번이나 사귀었다 헤어진 첫사랑 서지우(원지안)의 남편이었던 것. 기사 하나로 10년 만에 다시 마주하게 된 두 사람, 이제 더는 엮이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는 달리 인연은 쉽게 끊어지지 않습니다.

서지우는 자림어패럴 대표의 둘째 딸로,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 뒤에 어린 시절 엄마의 냉담함으로 인한 정서적 결핍을 안고 있는 인물이에요. 경도는 이런 지우를 진심으로 아꼈지만, 두 사람의 살아온 배경과 감정 표현 방식의 차이가 결국 두 번의 이별을 만들었습니다. 서른 후반에 다시 마주한 두 사람이 청춘에 못다 한 사랑을 어떻게 매듭짓는지가 이 드라마의 핵심 서사예요.

가장 좋았던 것 — 다정하고 평범한 남자의 진심

박서준이 연기한 이경도는 특별히 잘생기거나 재벌이거나 천재가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 직장인인데, 사랑 앞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진심인 인물이에요. 투박하지만 따뜻하게 상대방 곁에 있어주는 이 캐릭터가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박서준 본인도 "로맨스물이라기보다 멜로에 가깝다"고 표현했는데, 그 말이 딱 맞는 작품이에요.

원지안의 연기도 인상적입니다. 거침없고 당당한 모습 뒤에 외로운 내면을 가진 지우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어요. 두 배우의 티키타카와 감정선의 호흡이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져서, 재회한 연인 특유의 어색함과 남아 있는 감정이 동시에 느껴지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드라마 제목의 문학적 장치도 매력 포인트입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작품 안에서 직접 언급하면서, 기다림이라는 테마를 두 주인공의 관계에 자연스럽게 녹여냈어요. 극 중 대사 "고도는 기다려도 안 오지만 경도는 온다"는 말이 이 드라마가 전하고 싶었던 것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

기대에 비해 시청률은 내내 아쉬웠습니다. 박서준이라는 이름값에 비해 전국 기준 2.7%로 출발해 최종화에서야 4.7%를 기록하는 데 그쳤어요. 초반에는 재회 멜로의 감정선이 천천히 쌓이는 구조라 몰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반응이 많았고, 중반부에 등장하는 빌런 서사와 회사 갈등이 멜로의 흐름을 끊는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결말부도 10회 이후의 전개와 마무리 방식에 대해 커뮤니티에서 호불호가 갈렸는데, 두 주인공의 관계를 좀 더 길게 풀어줬으면 했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장점
  • 평범하고 다정한 이경도 캐릭터 — 현실 로맨스의 정석
  • 박서준·원지안의 자연스러운 감정선과 티키타카 케미
  • '고도를 기다리며' 오마주, 문학적 제목 장치가 신선하다
  • 배우 전원의 고른 연기력 — 조연 캐릭터들도 살아있다
  • 겨울 감성에 딱 맞는 따뜻한 영상미와 OST
아쉬운 점
  • 초반 3~4회까지 감정선이 천천히 쌓여 진입장벽이 있음
  • 중반부 빌런·회사 갈등 서사가 멜로 흐름을 방해
  • 결말 처리가 급하다는 반응, 두 주인공 서사가 아쉽게 마무리
  • 시청률 기대에 못 미쳐 화제성 부족
  • 쿠팡플레이 독점 다시보기로 접근성이 다소 제한적

이런 드라마도 좋아요 — 비슷한 감성 추천작

재회 멜로의 감정선이 좋았다면 박해준·손예진 주연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나, 조인성·공효진의 "괜찮아 사랑이야"가 비슷한 결을 가집니다. 성인 멜로 특유의 잔잔하고 깊은 감정선을 선호한다면 "나의 해방일지"도 강력하게 추천해요. 공교롭게도 이엘·김우형 배우가 "경도를 기다리며"와 "나의 해방일지" 양쪽에 모두 출연합니다.

총평

종합 평점
경도를 기다리며
3.7
/ 5.0
재미
7.2
스토리
6.8
연기
8.8
영상미
8.2
감성
8.5

시청률 숫자만 보면 아쉬운 드라마지만, 박서준과 원지안의 연기만큼은 확실히 건졌습니다. 자극적인 전개 없이 두 어른의 감정이 쌓이는 과정을 따라가는 드라마라, 느린 멜로에 익숙한 분이라면 충분히 몰입할 수 있어요. 다만 빠른 전개와 강렬한 서사를 원하는 분께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기다림 끝에 오는 사람,
그 사람이 경도였으면 좋겠다
잔잔한 어른 멜로를 좋아하는 분, 박서준의 다정한 연기를 보고 싶은 분께 추천
빠른 전개·강렬한 갈등을 원하는 분께는 비추
💌 재회 멜로 📰 기자 직업물 🎭 고도를 기다리며 오마주 ❄️ 겨울 감성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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