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매일 리뷰 — 고 김새론의 마지막 봄, 그 자체였다
2026년 3월 4일,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이 극장에 걸렸다. 카카오페이지에서 누적 1700만 뷰를 기록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K-하이틴 로맨스. 촬영은 이미 2021년에 끝났다. 2022년 개봉 예정이었으나 주연 배우 김새론의 음주운전 사고로 무기한 미뤄졌고, 2025년 2월 김새론이 스물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며 개봉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그로부터 1년, 제작진은 그를 추모하며 영화를 극장에 올렸다. 이 작품은 고 김새론의 마지막 출연작이자, 이채민의 첫 번째 스크린이다.
줄거리 — 끝나버린 우정, 시작되어버린 마음
중학교 졸업을 앞둔 어느 날, 열여섯 살 한여울(김새론)은 16년을 함께 자란 소꿉친구 오호수(이채민)에게 갑작스러운 고백을 받는다. 친구 이상을 생각해본 적 없었던 여울은 단칼에 거절하지만, 그 순간부터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함이 끼어든다. 예전처럼 웃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 짜증스럽다. 그런데 진학한 고등학교에서 호수와 같은 반이 되어버린다. 매일 마주쳐야 하는 상황. 여울은 그 불편함을 털어내려는 듯 홧김에 짝사랑하던 농구부 선배 권호재(류의현)에게 고백을 저지른다. 그때부터 여울의 열일곱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이 영화가 묻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 거절한 소꿉친구를 자꾸 신경 쓰는 이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 짝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선배에 대한 마음이 진짜인지, 끝나버린 것 같은 우정이 사실은 무언가의 시작은 아닌지. 청소년들이 매일매일 겪는 그 혼란을 카카오페이지 웹툰이 1700만 뷰로 담아냈고, 영화는 그것을 교복 입은 배우들의 얼굴로 다시 꺼냈다.
하이틴 로맨스로서의 시청 체감은 쾌활하고 가볍다. 심각하게 울게 만드는 영화가 아니라, 보는 내내 자꾸 열일곱이 떠오르는 영화다. 다만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 대부분은 스크린 위의 얼굴을 바라보며, 작품 너머의 무게를 함께 느끼게 될 것이다.
김새론이라는 배우에 대하여
이 영화를 작품으로만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한다. 스크린 위의 여울은 활기차고 당돌하고 귀엽고, 카메라 앞에서 완전히 편안하다. 감독 김민재가 "제가 함께 작업한 배우들 중 최고의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한 것이, 이 영화를 보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신인 배우들이 어색하게 선을 지키고 있을 때 김새론 혼자 이미 인물로 들어가 있다.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살고 있는 얼굴.
이채민은 이 영화로 스크린에 처음 선다.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에서 이미 인지도를 쌓은 그가 5년 전 촬영한 신인 시절의 모습을 이제서야 세상에 공개했다. 어색함이 있지만 그 어색함이 열일곱 소년과 어울린다. 서툰 고백을 하고 거절당한 후 매일 마주쳐야 하는 소년의 감정이, 그의 얼굴에 얼핏얼핏 스친다.
최유주, 류의현까지 또래 배우들이 모인 현장의 에너지가 영화 곳곳에서 느껴진다. 연기적으로 고른 완성도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그 균열이 오히려 진짜 10대의 텍스처처럼 느껴지는 구간이 있다.
아쉬운 점
이 영화가 원래 계획대로 2022년에 개봉했다면 어떤 평가를 받았을지, 그 가정이 자꾸 머릿속에 걸린다. 웹툰 원작 하이틴 로맨스로서의 완성도는 준수하지만, 4년의 공백은 영화의 현재 감각에 미묘한 시차를 만든다. 2021년의 교복, 2021년의 교실, 2021년의 스마트폰. 그 시절의 공기가 배어 있는 영상을 2026년에 보는 것은 이상하게 이미 추억처럼 느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현재의 10대에게 얼마나 공감이 닿을지는 물음표다. 서사의 호흡도 작품 전체를 보고 나면 영화라기보다 드라마 1부에 가깝다는 인상이 남는다. 이는 애초에 이 프로젝트가 시네드라마(시네마+드라마) 형태로 기획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만으로 완전한 마침표를 찍지 않으며, 7부작 드라마와 이어지는 구조임을 감안해야 한다.
- 김새론의 연기 — 카메라 앞에서 완전히 살아있는 얼굴
- 웹툰 원작의 설레는 감정선을 충실하게 담아냄
- 또래 배우들의 실제 에너지가 만드는 현장감
- 가볍고 쾌활하게 첫사랑과 우정의 균열을 다룸
- CGV 에그지수 96% — 실관람 만족도 매우 높음
- 4년 공백으로 인한 미묘한 시차감 — 2021년의 공기
- 일부 신인 배우들의 연기 완성도 편차
- 영화만으로는 완결되지 않는 서사 — 드라마 후속 필요
- 하이틴 로맨스의 장르 관습을 크게 벗어나지 않음
총평
연기 점수가 다른 항목보다 높은 것은 김새론 덕분이다.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솔직한 요약이기도 하다. 작품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 있는 하이틴 로맨스이지만, 이 영화를 보러 가는 이유는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무겁고 또 따뜻하다.
유작이라는 맥락과 작품 자체를 분리할 수 있는가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은 두 가지 층위의 감상을 동시에 경험한다. 하나는 하이틴 로맨스로서의 우리는 매일매일 — 첫사랑의 혼란을 경쾌하게 그린 웹툰 원작 성장기. 다른 하나는 유작으로서의 우리는 매일매일 — 스물다섯에 세상을 떠난 배우의 마지막 봄. 이 두 층위는 서로를 방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함께 있을 때 이 영화가 가진 무게가 완전해진다.
하이틴 로맨스라는 장르는 본질적으로 잃어버리기 전의 순간을 포착하는 장르다. 아직 상처받지 않은 감정, 아직 선택하지 않은 미래, 아직 끝나지 않은 우정. 그것들이 지금 이 순간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가치 있다는 것을 보는 사람은 알지만 화면 속 인물들은 아직 모른다. 그 간극이 하이틴 장르의 보편적 슬픔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 간극이 화면 밖의 현실과 정확히 겹친다. 스크린 위의 여울은 모른다. 하지만 보는 우리는 알고 있다.
영화는 이 맥락을 활용해 관객을 감정적으로 조작하려 하지 않는다. 단지 있는 그대로 상영된다. 여울은 농구를 하고, 웃고, 짜증내고, 설레고, 혼란스러워한다. 그 생생함이 이 영화가 하이틴 장르 안에서 갖는 유일무이한 위치다. 모든 청춘은 언젠가 과거가 된다. 이 영화는 그것을 누구보다 선명하게 보여준다.
- 웹툰 원작 팬 — 여울과 호수를 스크린으로 만나고 싶은 분
- 김새론 배우를 좋아했던 분 · 마지막 모습을 극장에서 보고 싶은 분
- 쾌활하고 설레는 하이틴 로맨스를 원하는 분
- 첫사랑 감성에 반응하는 10대~20대 초반
- 영화 한 편에서 완결된 서사를 원하는 분
- 유작이라는 맥락이 영화 감상에 영향을 줄 것 같아 불편한 분
- 성인 로맨스나 복잡한 감정 서사를 선호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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