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친구아들 리뷰 — 정해인·정소민 케미는 좋은데, 대본이 발목을 잡은 로맨스
《갯마을 차차차》를 사랑했던 분들이라면 이 드라마에 기대를 걸었을 겁니다. 같은 유제원 감독·신하은 작가 콤비가 3년 만에 다시 뭉쳤으니까요. tvN 토일 드라마 《엄마친구아들》은 2024년 8월부터 10월까지 방영된 16부작 로맨틱 코미디로, 정해인과 정소민이 어린 시절부터 서로의 흑역사를 아는 소꿉친구 커플을 연기했습니다. 배우들의 케미는 분명 있었는데 — 정작 대본이 그 케미를 살려주지 못했다는 게 이 드라마의 안타까운 요약입니다.
줄거리 — 내 흑역사를 제일 잘 아는 그 남자
배석류(정소민)는 잘나가던 커리어가 한순간에 무너지며 인생의 오류를 겪고, 고향 혜릉동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하필 바로 옆집에 그녀의 살아있는 흑역사이자 엄마친구아들, 지금은 잘나가는 건축가가 된 최승효(정해인)가 있어요. 어린 시절부터 서로의 민망한 순간을 다 봐온 두 사람, 다시 가까워지면서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를 감정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중반부터는 각자의 전 연인들이 합류하고, 석류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이야기가 복잡해집니다. 친구 정모음(김지은)과 기자 강단호(윤지온)의 서브 커플 라인, 두 집안 엄마들의 이야기도 함께 전개됩니다.
분명히 좋은 것들
정해인과 정소민의 조합은 화면으로 봐도 잘 어울립니다. 특히 초반부 두 사람이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은근슬쩍 챙기는 장면들, 오래 알아온 사람 특유의 편안함과 설렘이 공존하는 순간들이 꽤 자연스럽게 그려졌어요. 정해인 특유의 다정한 눈빛이 '엄친아' 캐릭터에 잘 맞고, 정소민의 털털하고 솔직한 연기도 석류 캐릭터를 살렸습니다.
혜릉동이라는 동네를 배경으로 한 생활감 넘치는 분위기도 장점입니다. 분식집, 낡은 주택가, 동네 주민들의 이야기가 섞이면서 갯마을 차차차처럼 '동네 사람 이야기'의 온기를 전달하려는 시도는 충분히 느껴졌어요. 두 집안 엄마들(장영남·박지영)의 서사도 나름의 깊이가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
문제는 대본입니다. 8화에서 석류의 비밀이 공개되는데, 이 설정이 너무 작위적이고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압도적이었어요. 시청자들이 거의 이구동성으로 "무리수"라고 평했습니다. 메인 커플의 서사는 16화 내내 느리게 진행되는데, 그 빈자리를 전 남친·전 여친과의 러브라인이 채우면서 "굳이 왜?"라는 불만이 쌓였어요. 우연의 일치가 과도하게 남발되는 것도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였습니다.
연출 면에서도 로맨틱 코미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들(13화 베드신 등)이 촌스러운 대사와 연출로 오히려 화제가 됐습니다. 그나마 11회 이후 메인 커플이 본격적으로 이어지면서 반응이 조금 좋아졌고, 경쟁작 종영과 맞물려 시청률도 소폭 올랐지만 — 전체적으로 "배우들이 아까운" 드라마라는 평이 많아요.
- 정해인·정소민의 케미 — 화면 궁합은 확실히 좋음
- 혜릉동 동네 특유의 따뜻하고 생활감 있는 분위기
- 두 집안 엄마 세대(장영남·박지영) 서사의 깊이
- 갯마을 차차차 감성의 감각적인 영상 연출
- OST 수준 나쁘지 않음, 배경음악 선곡 무난
- 8화 여주 비밀 — 거의 모든 시청자가 "무리수"로 혹평
- 메인 커플 진전은 느린데 전 연인 러브라인이 과다 등장
- 개연성 부재, 우연의 남발로 몰입감 저하
- 로코 핵심 장면들의 촌스러운 연출·대사가 역으로 화제
- 갯마을 차차차 대비 뚜렷한 대본 완성도 하락
갯마을 차차차와 비교하면
같은 제작진인 만큼 비교는 피할 수 없어요. 갯마을 차차차는 동네 배경 활용과 캐릭터 서사가 유기적으로 맞물렸던 반면, 엄마친구아들은 동네 분위기는 살았지만 핵심 서사의 개연성에서 발목을 잡혔습니다. 같은 해에 비슷한 소재로 먼저 방영된 《닥터슬럼프》(JTBC)와도 설정이 많이 겹쳐 비교 당했는데, 닥터슬럼프 역시 기대보다 아쉬웠다는 평이 있었으니 2024년 이 계열 드라마들에게 그다지 좋은 해가 아니었던 셈이에요.
총평
정해인과 정소민이 함께한다는 것 자체로 이미 시청 이유는 됩니다. 다만 16화 분량을 끝까지 집중하기엔 대본이 너무 아쉬워요. 갯마을 차차차를 기대하고 보신다면 실망할 수 있으니, 마음 낮추고 가볍게 보시길 추천합니다.
- 정해인·정소민 팬 — 두 배우를 16화 내내 볼 수 있음
- 갯마을 차차차 감성의 따뜻한 동네 로맨스가 보고 싶은 분
- 대본보다 배우 케미 위주로 즐기는 시청 스타일인 분
- 가볍게 틀어놓고 보는 주말 배경 로맨스가 필요한 분
- 갯마을 차차차 수준의 대본 완성도를 기대하는 분
- 전 연인 러브라인이 반복되는 설정을 싫어하는 분
- 개연성 없는 전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
- 16화 전부를 집중해서 볼 시간·에너지가 아깝다고 느끼는 분
그 사이 어딘가에서 즐기는 드라마
단, 갯마을 차차차를 기대하셨다면 마음부터 낮추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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