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트랙#2 리뷰 — 다카포, 다시 시작되는 멜로

다카포(Da Capo) — 처음부터 다시. 음악 기호이면서 동시에 이 드라마 전체의 테마다. 6년을 함께한 연인이 헤어지고, 4년이 지나 다시 만나 피아노 앞에 나란히 앉는다. 사운드트랙#2는 전작이 구축해놓은 포맷 위에서 '재회 로맨스'라는 다소 익숙한 트랙을 달리지만, 그 위에 놓인 멜로디는 충분히 달콤하다.

디즈니+ 오리지널
SOUNDTRACK #2
사운드트랙#2
사운드트랙#2 · 2023
사운드트랙#1의 시즌2 격
장르
로맨스 · 뮤직 드라마
방영
2023 · 디즈니+
편수
6부작 · 총 약 4.5시간
원작
오리지널
주연
금새록 · 노상현 · 손정혁
감독
김희원 · 최정규
국내 시청 Disney+
외부 평점
IMDb 7.3 소수 의견
MyDramaList 7.6
연기
1
도현서 금새록
어릴 적 피아노 신동으로 각종 경연을 휩쓸었으나 손목 부상과 현실고로 꿈을 접고 피아노 교습소를 운영 중인 여자. 유쾌하고 밝은 겉모습 뒤에 자책과 불안을 숨기고 있다. 수호와 6년을 사귀다 갑자기 이별을 통보한 당사자.
2
지수호 노상현
크리에이터 플랫폼 '플레잉'의 젊은 CEO. 성공가도를 달리던 중 번아웃과 이명으로 건강 적신호를 받고 한 달간의 피아노 레슨을 결심한다. 드라마 <파친코>로 국제적 주목을 받은 배우.
3
케이 (K) 손정혁 드라마 데뷔작
수호의 제안으로 음악 콘텐츠 프로젝트를 맡은 연하 싱어송라이터. 현서에게 영감을 받아 그를 연주자로 섭외한다. 배우 본인은 '데미안(Demian)'이라는 이름의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중이며, 드라마 핵심곡 다카포를 직접 썼다.

손정혁의 실제 음악인 정체성이 케이라는 캐릭터와 완벽히 겹친다. 연기인지 자기 자신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의 자연스러움 — 이 드라마의 가장 운 좋은 캐스팅이다.

전 연인이 다시 마주한 피아노 앞

수호는 이명 진단을 받고 한 달간 요양하며 피아노 레슨을 시작한다. 그 레슨 선생이 4년 전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한 현서다. 두 사람은 각자의 목적 — 수호는 치유, 현서는 생계 — 을 위해 어색함을 밀어두고 수업을 이어간다. 여기에 케이가 수호와 음악 프로젝트를 맡으며 현서를 연주자로 섭외하고, 세 사람은 한 공간에서 함께 곡 하나를 완성해 나간다.

드라마의 갈등은 단순하다. 수호와 현서 사이에는 아직 꺼지지 않은 감정이 있고, 케이는 현서에게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온다. 현서가 수호와의 이별을 통보한 이유 — 자신에 대한 열등감과 스스로를 차단하는 습관 — 가 천천히 드러나면서 삼각관계는 단순한 경쟁 구도가 아니라 현서 내면의 성장을 이끄는 촉매가 된다.

전작 사운드트랙#1이 4부작의 압축된 서정시에 가까웠다면, 이번 6부작은 좀 더 여유 있게 호흡한다. 갈등의 무게보다는 세 사람이 함께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질감 — 피아노 소리가 방 안에 퍼지는 장면들 — 에 집중하는 작품이다.

이 드라마가 잘하는 것들

무엇보다 촬영이 좋다. 도시와 자연을 오가는 장면들, 배우들의 감정을 가까이서 포착하는 클로즈업 — 영상만으로도 이 드라마가 뭘 말하려는지 충분히 전달된다. 음악 드라마의 특성상 피아노를 치는 손, 눈빛, 숨소리가 대사보다 많은 것을 말하는데, 카메라가 그 순간을 제대로 잡아낸다.

금새록의 연기폭도 이 드라마의 핵심 자산이다. 밝고 유쾌한 표면과 그 밑의 자책을 오가는 현서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특히 수호와 처음으로 이별 이유를 꺼내놓는 4화 장면은 짧은 분량 안에서 이 작품이 얼마나 성숙한 감정 드라마인지를 보여준다. 한편 드라마 핵심곡 '다카포'는 케이/손정혁이 실제로 쓴 곡인 만큼 음악과 서사가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 넘어가야 할 부분도 여기서 나온다.

전작의 그림자와 OST 집중의 양날

사운드트랙#1은 매 에피소드마다 다른 곡이 극의 분위기를 이끄는 구조였다. 이번 시리즈는 '다카포' 한 곡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 선택이 서사적 집중을 높이는 동시에 음악적 풍성함을 희생시킨다. 전작의 다채로운 OST 경험을 기대한 시청자에게는 분명한 아쉬움이다. 실제로 다카포는 정식 OST로 발매되지 않아 드라마 방영 후 접근이 어려워진 것도 찜찜한 지점이다.

또한 6화 엔딩은 다소 급하게 마무리된다. 5화까지 쌓아온 감정선에 비해 해소가 서두른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6부작으로 늘어난 분량이 오히려 서사 조율에서 불균형을 낳은 셈이다.

+
Good
  • 촬영미 — 피아노·감정 클로즈업의 질감이 음악 드라마답게 탁월하다
  • 금새록의 내면 연기 — 밝음과 자책을 오가는 현서가 설득력 있다
  • 손정혁의 자연스러운 드라마 데뷔 — 실제 음악인 정체성이 캐릭터와 일치
  • 현서의 자기 인식 성장 — 단순 삼각관계를 넘어 내면 서사를 담는다
-
Bad
  • OST 다양성 부족 — 한 곡 집중 전략이 전작의 풍성한 음악 경험을 밀어낸다
  • 6화 마무리의 급전개 — 감정 쌓기 대비 해소가 너무 빠르다
  • 다카포 미발매 — 드라마의 핵심 곡을 나중에 찾아 듣기 어렵다
  • 전작의 그림자 — 사운드트랙#1을 먼저 본 시청자에게 비교 피로가 따른다

단점을 다 알면서도, 세 사람이 처음으로 다카포를 함께 연주하던 장면은 꽤 오래 머릿속에 남는다.

재회 로맨스가 성숙해질 때

이 작품이 단순한 '헤어졌다 다시 만남' 드라마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지점은, 현서가 스스로의 반복되는 패턴 — 관계가 깊어질수록 스스로를 차단하는 습관 — 을 직면하는 장면이다. 많은 재회 로맨스가 외부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집중한다면, 이 드라마는 내면의 방어기제를 바라보는 데 더 관심이 있다. 그 점에서 전작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숙하다. 4.5시간짜리 뮤직 로맨스치고는 꽤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나름의 답을 낸다.

My Rating
사운드트랙#2
4.0
/ 5.0
재미
3.8
스토리
3.5
연기
4.0
영상미
4.3
OST
4.3 한 곡 집중
몰입도
3.8

OST 점수가 높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쉬운 점도 OST에 있다 — 다카포 한 곡이 이 드라마 전체를 먹여 살리면서 동시에 음악적 다양성을 희생시켰다.

이 작품, 나한테 맞을까?
O  이런 분께 추천
  • 4.5시간 안에 기분 좋은 로맨스를 완주하고 싶은 분
  • 사운드트랙#1을 봤고 같은 감성을 더 즐기고 싶은 분
  • 음악이 서사의 중심이 되는 드라마를 선호하는 분
  • 금새록·노상현의 팬, 또는 재회 로맨스 장르 좋아하는 분
X  이런 분은 패스
  • 사운드트랙#1과 동일한 수준의 OST 다양성을 기대하는 분
  • 강한 갈등과 드라마틱한 전개를 원하는 분
  • 삼각관계 구도 자체를 싫어하는 분
  • 전작과 비교하지 않고 독립 작품으로 보기 어려운 분
"
다카포 —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두려운 사람에게
재회 로맨스와 자기 인식 사이 어딘가를 원하는 시청자
#재회로맨스 #뮤직드라마 #디즈니플러스 #숏시리즈

다카포는 단순히 '처음부터 다시'가 아니다. 같은 악보를 다시 읽되, 이번에는 다른 감정으로. 현서가 피아노 앞에 다시 앉기까지 필요했던 것은 수호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용서였다는 것 — 이 드라마는 그걸 조용히, 잘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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