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트랙#2 리뷰 — 다카포, 다시 시작되는 멜로
다카포(Da Capo) — 처음부터 다시. 음악 기호이면서 동시에 이 드라마 전체의 테마다. 6년을 함께한 연인이 헤어지고, 4년이 지나 다시 만나 피아노 앞에 나란히 앉는다. 사운드트랙#2는 전작이 구축해놓은 포맷 위에서 '재회 로맨스'라는 다소 익숙한 트랙을 달리지만, 그 위에 놓인 멜로디는 충분히 달콤하다.
손정혁의 실제 음악인 정체성이 케이라는 캐릭터와 완벽히 겹친다. 연기인지 자기 자신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의 자연스러움 — 이 드라마의 가장 운 좋은 캐스팅이다.
전 연인이 다시 마주한 피아노 앞
수호는 이명 진단을 받고 한 달간 요양하며 피아노 레슨을 시작한다. 그 레슨 선생이 4년 전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한 현서다. 두 사람은 각자의 목적 — 수호는 치유, 현서는 생계 — 을 위해 어색함을 밀어두고 수업을 이어간다. 여기에 케이가 수호와 음악 프로젝트를 맡으며 현서를 연주자로 섭외하고, 세 사람은 한 공간에서 함께 곡 하나를 완성해 나간다.
드라마의 갈등은 단순하다. 수호와 현서 사이에는 아직 꺼지지 않은 감정이 있고, 케이는 현서에게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온다. 현서가 수호와의 이별을 통보한 이유 — 자신에 대한 열등감과 스스로를 차단하는 습관 — 가 천천히 드러나면서 삼각관계는 단순한 경쟁 구도가 아니라 현서 내면의 성장을 이끄는 촉매가 된다.
전작 사운드트랙#1이 4부작의 압축된 서정시에 가까웠다면, 이번 6부작은 좀 더 여유 있게 호흡한다. 갈등의 무게보다는 세 사람이 함께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질감 — 피아노 소리가 방 안에 퍼지는 장면들 — 에 집중하는 작품이다.
이 드라마가 잘하는 것들
무엇보다 촬영이 좋다. 도시와 자연을 오가는 장면들, 배우들의 감정을 가까이서 포착하는 클로즈업 — 영상만으로도 이 드라마가 뭘 말하려는지 충분히 전달된다. 음악 드라마의 특성상 피아노를 치는 손, 눈빛, 숨소리가 대사보다 많은 것을 말하는데, 카메라가 그 순간을 제대로 잡아낸다.
금새록의 연기폭도 이 드라마의 핵심 자산이다. 밝고 유쾌한 표면과 그 밑의 자책을 오가는 현서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특히 수호와 처음으로 이별 이유를 꺼내놓는 4화 장면은 짧은 분량 안에서 이 작품이 얼마나 성숙한 감정 드라마인지를 보여준다. 한편 드라마 핵심곡 '다카포'는 케이/손정혁이 실제로 쓴 곡인 만큼 음악과 서사가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 넘어가야 할 부분도 여기서 나온다.
전작의 그림자와 OST 집중의 양날
사운드트랙#1은 매 에피소드마다 다른 곡이 극의 분위기를 이끄는 구조였다. 이번 시리즈는 '다카포' 한 곡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 선택이 서사적 집중을 높이는 동시에 음악적 풍성함을 희생시킨다. 전작의 다채로운 OST 경험을 기대한 시청자에게는 분명한 아쉬움이다. 실제로 다카포는 정식 OST로 발매되지 않아 드라마 방영 후 접근이 어려워진 것도 찜찜한 지점이다.
또한 6화 엔딩은 다소 급하게 마무리된다. 5화까지 쌓아온 감정선에 비해 해소가 서두른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6부작으로 늘어난 분량이 오히려 서사 조율에서 불균형을 낳은 셈이다.
- 촬영미 — 피아노·감정 클로즈업의 질감이 음악 드라마답게 탁월하다
- 금새록의 내면 연기 — 밝음과 자책을 오가는 현서가 설득력 있다
- 손정혁의 자연스러운 드라마 데뷔 — 실제 음악인 정체성이 캐릭터와 일치
- 현서의 자기 인식 성장 — 단순 삼각관계를 넘어 내면 서사를 담는다
- OST 다양성 부족 — 한 곡 집중 전략이 전작의 풍성한 음악 경험을 밀어낸다
- 6화 마무리의 급전개 — 감정 쌓기 대비 해소가 너무 빠르다
- 다카포 미발매 — 드라마의 핵심 곡을 나중에 찾아 듣기 어렵다
- 전작의 그림자 — 사운드트랙#1을 먼저 본 시청자에게 비교 피로가 따른다
단점을 다 알면서도, 세 사람이 처음으로 다카포를 함께 연주하던 장면은 꽤 오래 머릿속에 남는다.
재회 로맨스가 성숙해질 때
이 작품이 단순한 '헤어졌다 다시 만남' 드라마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지점은, 현서가 스스로의 반복되는 패턴 — 관계가 깊어질수록 스스로를 차단하는 습관 — 을 직면하는 장면이다. 많은 재회 로맨스가 외부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집중한다면, 이 드라마는 내면의 방어기제를 바라보는 데 더 관심이 있다. 그 점에서 전작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숙하다. 4.5시간짜리 뮤직 로맨스치고는 꽤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나름의 답을 낸다.
OST 점수가 높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쉬운 점도 OST에 있다 — 다카포 한 곡이 이 드라마 전체를 먹여 살리면서 동시에 음악적 다양성을 희생시켰다.
- 4.5시간 안에 기분 좋은 로맨스를 완주하고 싶은 분
- 사운드트랙#1을 봤고 같은 감성을 더 즐기고 싶은 분
- 음악이 서사의 중심이 되는 드라마를 선호하는 분
- 금새록·노상현의 팬, 또는 재회 로맨스 장르 좋아하는 분
- 사운드트랙#1과 동일한 수준의 OST 다양성을 기대하는 분
- 강한 갈등과 드라마틱한 전개를 원하는 분
- 삼각관계 구도 자체를 싫어하는 분
- 전작과 비교하지 않고 독립 작품으로 보기 어려운 분
다카포는 단순히 '처음부터 다시'가 아니다. 같은 악보를 다시 읽되, 이번에는 다른 감정으로. 현서가 피아노 앞에 다시 앉기까지 필요했던 것은 수호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용서였다는 것 — 이 드라마는 그걸 조용히, 잘 말한다.
당신이 멈춰버린 일에 다시 손을 대게 만든 사람이 있나요?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