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등 리뷰 — 등나무 요괴 경전의 귀환, 2021 중드 의외의 히트작
2021년,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드라마 하나가 조용히 터졌다. 제작비 9천만 위안. 중국 드라마 기준으로는 저예산에 가까웠고, 감독이 직접 조연으로 출연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사등(司藤, Rattan)은 방영 직후 더우반 7.8에 14만 명 이상의 평가를 끌어모으며 2021년 중국 판타지 드라마 중 가장 큰 화제작이 됐다. 비결은 단순했다 — 경전의 치파오, 윈난의 비경, 그리고 예상 밖의 케미.
80년 만에 깨어난 등나무 요괴 — 줄거리
1940년대 상하이. 반인반요(半人半妖)의 등나무 존재 사등은 현문(玄門) 사냥꾼에게 쫓기다 살해당하고 절벽 아래에 묻힌다. 그로부터 80여 년 후, 젊은 건축 디자이너 친팡은 가족의 은인을 찾아 윈난 오지로 여행을 떠난다. 절벽에서 사고를 당해 심장에 나무 가시가 박히는 중상을 입은 친팡. 그 피 한 방울이 수십 년 잠들어 있던 사등을 부활시킨다. 땅에서 솟아오른 낯선 존재와, 방금 전까지 죽어가던 인간 — 둘은 혼란 속에서 주종 계약을 맺고 현대 세상으로 나온다.
사등의 목표는 기억을 되찾고 자신이 왜 죽임을 당했는지 진실을 파헤치는 것. 친팡은 강제로 엮인 파트너이지만, 루프가 반복되며 조금씩 사등의 사연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플래시백, 사등의 쌍둥이 자아 백영(白影) 문제, 현문 세력과의 대립 등이 서사를 촘촘하게 채워 나간다.
드라마의 분위기는 묵직하기보다 서늘하고 아름답다. 현대 도시와 고풍스러운 사등의 공간이 대비를 이루고, 경전이 입고 나오는 20벌 이상의 치파오 의상이 매 회마다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윈난 촬영지의 실제 자연 경관도 영상미의 큰 몫을 차지한다.
기대 이상, 의외의 수작 — 장점
가장 큰 매력은 경전의 존재감이다. 사등은 무결하게 강하고, 낯설고, 조금 위험한 여자다. 경전은 그 캐릭터를 눈빛 하나로 장악한다. 흔한 중드의 '도움받는 여주' 문법과 정반대의 대여주(大女主) 서사가 이 드라마의 핵심인데, 경전이 그 무게를 충분히 감당한다. 장빈빈과의 케미도 방영 당시 웨이보 실검을 장식할 만큼 화제였고, 두 사람의 특유의 긴장감 있는 호흡이 극을 끌고 간다.
영상미도 기대 이상이다. 저예산임에도 윈난 로케이션을 최대한 활용한 덕분에 자연 배경이 충분히 호화롭다. 덩굴이 뻗어 있는 사등의 저택 공간, 민국 시대 플래시백의 치파오 씬들은 중드 판타지에서 보기 드문 미장센을 만들어 낸다. OST 역시 작품의 서늘하고 고요한 톤과 잘 맞아떨어진다.
서사 구조도 탄탄한 편이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조금씩 밝혀지는 사등의 출생 비밀과 쌍둥이 자아의 존재는 30화 내내 궁금증을 유지시킨다. 중간 이후 진짜 적이 드러나는 방식도 뜬금없지 않고 복선 위에 쌓인다.
아쉬운 점
후반부에서 쌍둥이 백영(白影) 관련 2차 플롯이 본 서사를 밀어내면서 집중력이 분산되는 구간이 있다. 서브 캐릭터들의 서사가 잔가지처럼 늘어지는 것도 30화 구성의 약점이다. 소설 원작에서는 사등이 반요(半妖)였으나 중국 당국의 규정으로 '예족(異族)' — 사실상 외계 식물 존재 — 으로 설정이 바뀐 탓에, 세계관 설명이 다소 어색해지는 지점도 있다.
- 경전의 압도적 존재감 — 대여주 서사의 정석
- 20벌 이상의 치파오 의상 + 윈난 로케이션 영상미
- 경전 X 장빈빈 예상 밖의 케미
- 현재·과거를 오가며 풀리는 복선 구조
- 저예산 대비 완성도 높은 분위기와 연출
- 후반부 쌍둥이 플롯으로 인한 서사 집중력 분산
- 서브 캐릭터 서사가 잔가지처럼 늘어지는 구간
- 규정 탓에 '요괴' 대신 '예족'으로 변경된 어색한 세계관
- 30화 분량의 후반 3분의 1에서 긴장감 이완
총평
사등은 예산과 기대치를 모두 뛰어넘는 서프라이즈 히트작이다. 스토리가 완벽하지 않아도, 경전이라는 배우 하나가 드라마 전체를 들어 올린다. 대여주 판타지를 찾는다면 2021년 선택지 중 최상위다.
- 강한 여주가 주도하는 대여주 판타지 로맨스를 원하는 분
- 아름다운 의상과 미장센이 중요한 분
- 현재·민국 시대를 오가는 복선 구조를 즐기는 분
- 경전, 장빈빈 배우 팬 또는 처음 입문하려는 분
- 탄탄한 스토리 중심 드라마를 원하는 분
- 세계관 설명이 허술한 것에 예민한 분
- 후반부 서사 늘어짐에 금방 지치는 분
- 요괴·판타지 장르 자체에 거부감이 있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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