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 리뷰 — 브리트니 머피의 마지막 영화, 유령 저택 심리 스릴러
2009년에 DVD로 출시된 미국 심리 공포 영화 데드라인(Deadline)은 개봉 당시에는 거의 주목받지 못한 작품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특별한 맥락을 갖게 된 것은 영화 때문이 아니라 배우 때문이다. 주연을 맡은 브리트니 머피는 영화가 미국에서 DVD 출시된 지 불과 19일 만인 2009년 12월 20일, 32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데드라인》은 그녀의 사실상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브리트니 머피 필모그래피를 찾는 팬들이 이 영화에 도달하는 이유는 그것이다.
줄거리 — 저택, 테이프, 그리고 붕괴하는 정신
시나리오 작가 앨리스는 남자친구로부터 목숨의 위협을 받은 후 심리적 붕괴를 겪었다. 각본 마감은 다가오고, 전 남자친구는 출소했다. 위기를 동시에 피하기 위해 그녀는 영화 프로듀서 친구가 최근 구입한 외딴 빅토리아 양식 저택을 혼자 쓰기로 한다. 그날부터 이상한 소리, 발자국, 환영이 그녀를 따라다닌다. 다락방에 올라간 앨리스는 이전 거주자 부부 루시와 데이빗이 남긴 홈비디오 테이프 컬렉션을 발견한다.
테이프 속에는 임신한 루시와 다정한 남편 데이빗의 일상이 담겨 있다. 그러나 영상이 이어질수록 데이빗의 애정은 의처증으로 변해가고, 루시는 점점 위험해진다. 영화는 현재의 앨리스와 과거 테이프 속 루시를 교차하며 진행된다. 두 여성의 이야기가 어떻게 맞닿는지가 영화의 유일한 서스펜스다.
분위기로 버티는 영화다. 스토리가 이끄는 게 아니라, 저택의 적막과 머피의 표정이 이끄는 85분이다. 《레벡카》식 빅토리아 저택 공포의 현대적 저예산 재현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기대치를 낮추고 보면 생각보다 견딜 만하고, 기대치가 높으면 처참하다.
장점 — 분위기와 음악, 그리고 머피
이 영화가 가진 가장 분명한 강점은 분위기다. 카를로스 호세 알바레스의 스코어는 조용하고 집요하다. 겨우 들릴 듯 말 듯 깔리다가 결정적 순간에 터지는 방식으로, 저예산임에도 저택의 공기를 효과적으로 눌러 담는다. IMDb 리뷰어들이 입을 모아 "이 영화에서 가장 잘 된 것"으로 꼽는 것이 음악이다. 2010년에는 브리트니 머피를 추모하며 OST 앨범이 별도 출시됐다.
브리트니 머피의 연기 자체도 묘한 설득력이 있다. 촬영 당시 그녀는 극도로 창백하고 야위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그 외모가 심리적으로 붕괴된 캐릭터와 기이하게 맞아떨어졌다. 영화를 연기로 살리기엔 소재 자체의 한계가 있지만, 머피는 주어진 것에서 최선을 끌어낸다. 도라 버치도 테이프 속 피해자 역할을 충분히 소화한다.
아쉬운 점
각본이 이 영화의 발목을 잡는다. 대사가 어색하고, 인물들의 행동이 설득력이 없으며, 서사의 논리에 구멍이 많다. 앤티스 자체가 불안 상태인 인물이 홀로 출소한 전 남자친구를 피해 교통 수단도 없는 외딴 저택으로 들어간다는 전제부터 관객을 납득시키기 어렵다. 페이스도 문제다. 의도적 슬로우번이라기보다는 그냥 느리다. 결말도 혼란스럽다는 평이 많다. 전체적으로 씬 스크립트를 분위기로 간신히 버티는 영화다.
- 카를로스 호세 알바레스의 OST — 저예산답지 않은 분위기 완성
- 브리트니 머피의 창백하고 취약한 존재감 — 캐릭터와 기묘하게 맞아떨어짐
- 빅토리아 저택의 분위기 연출 — 공간 자체가 주는 고딕적 억압감
- 현재-과거 이중 서사 구조의 아이디어 자체는 흥미롭다
- 각본의 완성도 — 어색한 대사, 비논리적 인물 행동, 허술한 구조
- 캐릭터 개발 거의 없음 — 왜 이들에게 감정이입해야 하는지 이유가 없다
- 공포 장면의 밀도 부족 — 스케어가 거의 없거나 미미한 수준
- 결말이 혼란스럽다는 평가 다수 — 열린 결말인지 실수인지 모호
- 페이스가 지나치게 느려 중반부에 몰입이 끊기는 구간 빈번
총평
데드라인은 평작에 못 미치는 영화다. 브리트니 머피 팬이라면 의무처럼 한 번 볼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그녀를 기억하는 시간으로서의 가치가 영화 자체의 가치보다 크다는 것, 그것이 이 작품의 슬픈 현실이다.
영화보다 배우를 보러 오는 관객, 그 슬픈 방정식
데드라인은 브리트니 머피가 없었다면 기억조차 되지 않았을 영화다. 그녀의 사망 이후 이 작품은 전혀 다른 층위의 공포를 갖게 됐다. 영화 속 앨리스는 정신적으로 붕괴된 채 홀로 죽음에 가까운 공간을 헤맨다. 스크린 밖의 브리트니 머피 역시 촬영 당시 극도로 야위고 창백한 상태였다. 2009년 12월 그녀의 사망 원인은 오늘날까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 영화를 보는 경험은 이 두 층위가 겹치는 데서 오는 불편한 현기증을 피할 수 없다.
Redbox는 그녀의 사망 직후 키오스크에 전시된 영화 포스터를 전부 수거했다. 포스터에는 머피의 캐릭터가 욕조에 앉아 있고, 거울에 다른 여성 캐릭터의 시신 반영이 보이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이 결정 하나가 이 영화를 둘러싼 맥락의 무게를 가장 잘 설명한다. OST 앨범이 "브리트니 머피를 추모하며" 헌정 출시된 것도 마찬가지다. 작품으로서가 아니라 기억으로서 이 영화는 살아남는다.
이 맥락을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공포 영화로서는 낮은 점수를 피할 수 없지만, 브리트니 머피라는 배우의 마지막 자리로서 데드라인은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한 위치를 갖는다.
- 브리트니 머피 팬으로 필모그래피를 완성하고 싶은 분
- 슬로우번 분위기 공포를 선호하는 분
- 빅토리아 양식 저택 고딕 분위기에 끌리는 분
- 85분이라는 짧은 런타임 안에 일단 보고 싶은 분
- 탄탄한 각본과 캐릭터 개발을 기대하는 분
- 공포 장면의 밀도와 스케어가 중요한 분
- 명확하게 마무리되는 결말을 원하는 분
- 브리트니 머피와 무관하게 순수하게 장르물로 보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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