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리뷰 — 칸 감독상 수상작, 박찬욱 최고작일까?

이 영화를 장르로 설명하려 할 때마다 손가락이 멈춘다. 스릴러라고 하면 반만 맞고, 멜로라고 하면 나머지 반도 어긋난다. 《헤어질 결심》은 살인 사건 수사물이라는 외피 안에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사랑 이야기를 넣어두었다 — 그리고 박찬욱은 그 두 가지가 사실 같은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 영화
Decision to Leave
헤어질 결심
헤어질 결심 · 2022
재관람 권장
장르
미스터리 · 네오누아르 · 로맨스
개봉
2022. 6. 29 · CJ ENM
러닝타임
138분 · 15세 관람가
각본
박찬욱 · 정서경
주연
박해일 · 탕웨이 · 이정현
감독
박찬욱
국내 시청 넷플릭스
외부 평점
IMDb 7.3
RT 94%
Metacritic 85
네이버 관람객 8.98
연기
1
장해준 박해일
부산 강력계 형사. 불면증을 달고 살며 일주일에 한 번만 아내를 만난다. 원칙주의자였던 그가 용의자 앞에서 무너지기 시작한다. 제43회 청룡영화상·제58회 대종상 남우주연상 수상.
2
송서래 탕웨이
중국 출신 이민자. 남편의 죽음 앞에서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다. 서툰 한국어 뒤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영화 끝까지 독자를 붙잡는 인물. 제43회 청룡영화상·제59회 백상예술대상 여우주연상 수상.
3
정안 이정현
해준의 아내. 이포 원자력 발전소 직원. 주 1회 남편을 만나는 안정적인 삶 속에서 균열이 시작된다.

탕웨이라는 배우가 이렇게 무서운 사람인 줄은 몰랐다. 슬퍼하는 건지 연기하는 건지 모르는 표정 — 그게 이 영화의 전부다.

헤어질 결심 줄거리 — 산에서 시작해 바다로 끝나는 이야기

부산에서 근무하는 형사 장해준은 자주 등산을 즐기던 노인이 산 기슭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사건을 맡는다. 은퇴한 출입국 관리 공무원 기도수의 죽음은 타살인지 실족인지 불분명하다. 해준이 주목하는 것은 사망자의 아내 송서래다. 중국 출신 이민자인 그녀는 노인 요양 돌봄사로 일하며, 남편의 죽음 앞에서 기대와는 다른 반응을 보인다. 슬픔도, 충격도 아닌 — 어떤 의미 없는 담담함.

수사는 잠복, 면담, 증거 수집으로 이어지지만 해준은 자신이 서래를 의심하는 것인지 주시하고 싶은 것인지 점점 헷갈리기 시작한다. 이 영화의 1부는 부산에서 전개된다. 해준과 서래의 관계는 취조실에서 시작해 식사 자리로, 잠복 중 시선 교환으로 이어지며 독특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두 사람은 한 번도 연인처럼 행동하지 않지만 영화는 그들 사이에 무언가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암시한다.

1부의 마지막에 해준은 선택을 내리고 이포로 내려간다. 그리고 2부가 시작된다. 시간이 흘러 해준은 다시 서래와 마주친다 — 다른 도시에서, 다른 사건 속에, 다른 남자의 아내로. 영화의 두 번째 절반은 첫 번째보다 훨씬 더 어둡고, 훨씬 더 슬프다. 이 영화가 로맨스인지 범죄물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말이 아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어떻게 '끝내는가'다.

헤어질 결심이 걸작으로 불리는 이유 — 형식이 곧 내용이다

박찬욱이 이 영화에서 구사하는 연출의 핵심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지우는 것이다. 해준이 차 안에서 망원경으로 서래를 관찰하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갑자기 그를 서래 바로 옆에 가져다 놓는다. 상상 속에서는 함께 있고, 현실에서는 거리가 있다. 이 기법이 단순한 시각적 트릭이 아닌 이유는, 이것이 해준의 심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가 서래와 얼마나 가까이 있고 싶은지, 그리고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영상미는 《헤어질 결심》의 가장 큰 자산이다. 촬영감독 김지용은 부산의 산과 이포의 바다를 전혀 다른 질감으로 담아냈다. 1부는 날카롭고 차갑다. 2부는 안개처럼 흐릿하고 습하다. 공간이 이야기의 감정 상태를 대변하는 방식이 정밀하다. 조영욱 음악감독의 스코어와 함께 배치되는 정훈희의 '안개' — 박찬욱이 이 노래를 못 쓰면 영화를 안 하겠다고 했다는 에피소드가 전해지는데, 엔딩 크레딧에서 정훈희와 송창식이 함께 부른 듀엣 버전이 흐를 때 그 집착이 이해된다.

탕웨이의 연기는 이 영화를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서래는 서툰 한국어와 번역 앱을 이용해 소통하지만, 이 언어 장벽 자체가 캐릭터의 속내를 감추는 스크린이 된다. 탕웨이는 대사 없이, 시선 하나로 서래가 진심인지 연기하는지를 관객이 영원히 알 수 없게 만든다. 이건 배우가 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일이다. 이 영화가 칸에서 감독상을 받았지만, 탕웨이가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것은 아직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영화가 인상에 남는 이유는 사랑을 묘사하는 방식이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직접 고백하지 않는다. 해준이 서래에게 말한다 — 나는 당신 때문에 수사를 망쳤다, 나는 붕괴했다. 그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솔직한 사랑 고백이다. 박찬욱 필모그래피를 통틀어 가장 억압된, 그래서 가장 격렬한 감정이다.

두 번 봐야 보이는 것들 — 헤어질 결심의 진입 장벽

단점이라고 부르기엔 애매하지만, 진실하게 말해야 한다면 이것이다: 이 영화는 첫 회차에서 미끄럽다. 정보량이 많고 시간 순서가 복잡하게 섞이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흐린 연출이 처음 보는 관객에게는 혼란으로 느껴질 수 있다. 러닝타임 138분 동안 집중력이 잠깐이라도 끊기면 맥락을 놓치기 쉽다.

또 하나, 1부와 2부의 분위기 차이가 크다. 1부에서 쌓인 기대와 긴장감이 2부에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이 전환을 익숙한 장르 문법으로 받아들이려 하면 오히려 이질감이 생긴다. 이 영화는 스릴러식 카타르시스를 주지 않는다. 해소가 아니라 침전이다. 그걸 기대하고 보면 실망하고, 그걸 원하지 않고 보면 오래 남는다.

+
장점
  • 탕웨이의 연기 — 알 수 없는 표정 하나가 영화 전체의 미스터리가 된다
  • 현실/상상을 넘나드는 연출, 부산과 이포의 대비적 영상미
  • 범죄물과 멜로를 하나의 문장으로 묶는 각본의 정밀함
  • 정훈희 '안개' — OST가 아니라 영화의 또 다른 언어로 기능한다
  • 박해일의 절제된 연기 — 무너지는 형사를 과장 없이 설득한다
-
아쉬운 점
  • 첫 회차에서는 정보량과 시제 구조가 혼란스러울 수 있음
  • 1부에서 2부로의 전환이 장르 기대치를 의도적으로 배신함
  • 스릴러적 카타르시스를 원하는 관객에게는 아쉬운 결말
  • 조연 인물들의 서사가 충분히 완성되지 못한 느낌

장단점을 쓰고 나서 다시 읽어보니, 내가 단점이라고 쓴 것들이 사실 이 영화가 의도한 것들이라는 게 느껴진다. 미끄럽고, 배신하고, 해소되지 않는다 — 그게 이 영화의 언어다.

헤어질 결심 총평 — 안개 속에 서 있는 기분

박찬욱의 이전 작품들 — 《올드보이》, 《아가씨》, 《박쥐》 — 은 자극적이고 직접적이었다. 《헤어질 결심》은 그 반대다. 조용하고 감춰져 있고, 말하지 않는 방식으로 말한다. 어떤 면에서는 이것이 박찬욱의 가장 성숙한 작업이고, 또 어떤 면에서는 가장 어렵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한동안 다른 영화를 보기가 불편했다. 뭔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로 끝났다는 느낌이 아니라, 결론이 이미 안에 있는데 내가 아직 다 꺼내지 못했다는 느낌. 두 번째로 보면 처음 보다 훨씬 더 많이 보인다. 서래의 시선, 해준의 손, 카메라가 멈추는 방향. 의도된 것들이 층층이 쌓여 있다.

《헤어질 결심》을 보고 나서 정훈희의 '안개'를 찾아 들었다. 1967년에 발표된 노래가 2022년 영화의 엔딩을 이렇게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 아직도 신기하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눈에 남아 있는 한, 그 노래는 계속 따라올 것 같다.

볼까말까 평점
헤어질 결심
4.4
/ 5.0
인상
7.5 두 번째 관람에서 달라짐
스토리
9.0
연기
9.5
영상미
9.8
OST
9.3
몰입도
8.2 1회차 기준, 재관람 시 상승

영상미 9.8을 준 영화가 두 개밖에 없는데, 《헤어질 결심》이 그중 하나다. 숫자로는 설명이 안 된다.

Analysis — 장르의 문법

《헤어질 결심》은 누아르를 뒤집는 게 아니라 안에서부터 녹인다

누아르의 전통적 구조에는 두 가지 축이 있다. 형사(탐정)와 팜 파탈. 전자는 진실을 추적하고, 후자는 그것을 가로막는다. 《헤어질 결심》은 이 두 축을 유지한 채로, 그 안에서 작동하는 동력을 완전히 교체했다. 서래는 팜 파탈이지만 해준을 파멸시키지 않는다 — 해준이 스스로 무너진다. 그리고 그 붕괴가 이 영화에서는 비극이 아닌 사랑의 완성처럼 묘사된다.

박찬욱이 이 교체를 가능하게 한 장치는 언어의 격차다. 서래는 서툰 한국어와 번역 앱으로 소통한다. 해준은 그 사이사이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읽어낸다. 두 사람의 대화는 항상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고, 그 오역과 공백이 관계의 공간이 된다. 이것은 장르 문법이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 범죄물의 언어는 증거와 진술인데, 이 영화의 언어는 안개다.

결과적으로 《헤어질 결심》은 누아르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조용한 끝을 보여준다. 총성도, 배신의 폭로도 아닌, 한 사람이 안개 속에서 사라지는 것으로 끝난다. 장르 팬에게는 낯설고 불만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멜로드라마의 언어로 보면, 이것이 가능한 결말 중 가장 완전한 것이다 — 헤어질 수 없어서, 헤어지기로 결심하는 이야기.

이 작품, 나한테 맞을까?
O  이런 분께 추천
  • 박찬욱 감독 필모그래피를 좋아하는 분
  • 느린 호흡의 감각적 로맨스 스릴러를 원하는 분
  • 탕웨이·박해일의 미묘한 연기를 오래 씹고 싶은 분
  • 다 보고 나서도 한동안 생각하는 여운을 원하는 분
X  이런 분은 패스
  • 명확한 범인 반전과 쾌감형 결말을 원하는 분
  • 첫 회차에 모든 게 이해되는 영화를 원하는 분
  • 《올드보이》식 강렬하고 자극적인 박찬욱을 기대하는 분
  • 138분 이상 집중이 부담스러운 분
"
안개처럼 스며들어 오래 지워지지 않는 영화
느린 사랑과 극단적인 감정이 동시에 좋은 분, 두 번 보고 싶어지는 영화를 찾는 분께
#박찬욱 #탕웨이 #네오누아르 #칸감독상 #재관람각

영화가 끝나고 정훈희의 '안개'를 찾아 들었다. 57년 된 노래가 2022년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이렇게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그게 이 영화에 대한 내 총평이다.

혹시 보셨다면 — 1부 결말과 2부 결말, 어느 쪽이 더 기억에 남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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