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매너스 리뷰 — 브라질산 페미닌 호러의 걸작인가

공포 영화를 보러 갔는데 멜로 드라마가 시작되고, 멜로인 줄 알았더니 어느 순간 동화가 흐르고, 그 동화가 끝날 무렵 뒤통수를 얻어맞는 느낌. 브라질 영화 굿 매너스는 장르 자체가 형태를 바꾸는 영화다. 2017년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으면서 세계 평단의 주목을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천 명 남짓만이 극장을 찾은 조용한 문제작이다.

브라질 · 프랑스 공동제작
As Boas Maneiras
굿 매너스
Good Manners · 2017
재관람 권장
해외 극찬 · 국내 묻힘
장르
다크 판타지 · 공포 · 드라마
개봉
2018 · 국내 극장
러닝타임
136분
원작
오리지널 시나리오
주연
Isabél Zuaa · Marjorie Estiano
감독
Juliana Rojas · Marco Dutra
국내 시청 왓챠 티빙 웨이브
외부 평점
RT 평론가 96%
vs
Daum 관객 5.8
IMDb 6.7
Metacritic 73
연기
1
클라라 Isabél Zuaa
상파울루 외곽 빈민가 출신의 간호사. 임신한 아나의 집에 입주 유모로 취직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앙골라 출신의 포르투갈 배우인 Zuaa는 이 영화 전체를 혼자 끌어당기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준다. 1부의 섬세한 감정선부터 2부의 모성, 두려움, 결단까지 — 하나의 신체 안에서 전혀 다른 두 이야기를 살아낸다.
2
아나 Marjorie Estiano
부유하고 홀로 임신 중인 여성. 클라라를 처음에는 고용인으로, 이후에는 삶의 동반자처럼 받아들인다. 영화 1부의 중심이며 Estiano의 연기는 아나를 단순한 '미스터리한 부자 여성'으로 끝내지 않는다. 영화 내 뮤지컬 넘버 'Fome'을 Zuaa와 함께 직접 소화해, 두 배우의 유대가 스크린 밖에서도 실재했음을 느끼게 한다.
3
조엘 Miguel Lobo
2부에서 7살로 등장하는 소년. 클라라가 빈민가에서 혼자 키우고 있다. 채식만 하고, 보름달이 뜨면 방에 가둬야 하며, 세상과 섞이지 못하는 아이. 어린 배우 Miguel Lobo는 복잡한 감정 없이도 존재 자체로 무언가를 전달하는 희귀한 재능을 보여준다.

Isabél Zuaa라는 배우를 이 영화로 처음 알았는데, 이후 한참 동안 그 얼굴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밤마다 아나는 무언가를 먹으러 나갔다

상파울루. 클라라는 변변한 레퍼런스 하나 없이 임신한 아나의 유모 자리에 지원한다. 결격 사유투성이의 면접인데 아나는 그녀를 고용한다. 두 사람 사이의 계급 차이 — 빈민가 출신의 흑인 간호사와 상류층 아파트에 혼자 사는 백인 임신부 — 는 처음부터 선명하게 설정되지만, 영화는 그 구도를 뒤집거나 해소하는 방향이 아니라 그 위에 다른 층위를 쌓아 올리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두 여성은 점점 가까워지고, 그 감정은 단순한 고용주-피고용인 관계를 넘어선다. 그러나 보름달이 뜨는 밤, 아나는 몽유 상태로 집을 나서고 클라라는 그 뒤를 따른다. 아나의 임신에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 영화는 정확히 1시간 지점에서 장르 전환을 감행한다 — 산부인과 장면 이후,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얼굴로 돌아온다.

2부는 7년 후다. 클라라는 빈민가에서 조엘이라는 소년을 혼자 키우고 있다. 아이는 채식을 하고, 보름달 밤이면 방에 갇혀야 한다. 학교에도 보내지 못하고, 비밀을 안고 살아간다. 영화는 이 지점에서 공포와 동화와 모성 드라마가 뒤섞인 아주 이상하고 아름다운 무언가로 변모한다.

두 개의 영화가 붙어 있다

이 영화의 핵심 미덕은 무엇을 하려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점이다. 로카르노 심사위원들이 주목한 것도 이 지점이었을 것이다. 촬영감독 Rui Poças(루크레시아 마르텔의 <자마>, 미겔 고메스의 <타부> 등 걸출한 아트하우스 영화를 촬영한 포르투갈 거장)의 화면은 풍부하면서도 결코 과잉되지 않는다. 1부의 아파트는 차갑고 정제된 색감으로, 2부의 빈민가는 따뜻하고 질감 있는 색감으로 대비된다. 두 공간의 색조가 완전히 다른데, 그것이 바로 클라라가 무엇을 선택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기도 하다.

영화 중간에는 뜬금없이 뮤지컬 넘버가 등장한다. 두 여성이 부르는 'Fome(배고픔)'이라는 곡인데, 초기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색채와 음악적 어법을 의식적으로 참조한 장면이다. 이 선택이 너무 과감해서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영화 전체의 '동화'라는 틀 안에서 보면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계급 · 인종 · 퀴어 로맨스 · 브라질 민속 전설 · 모성 공포를 하나의 스크린에 우겨 넣고도 터지지 않은 것은, 감독 Juliana Rojas와 Marco Dutra가 이 모든 요소를 '늑대인간 신화'라는 단일한 구심점으로 엮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다.

2부는 1부의 여운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

사실상 영화의 심장은 1부에 있다. Isabél Zuaa와 Marjorie Estiano, 두 배우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긴장과 감정의 밀도는 1부가 압도적으로 높다. 2부에서 Estiano가 사라진 자리는 어떤 방식으로도 완전히 채워지지 않는다. 영화는 2부에서 좀 더 장르적인 서사로 이동하는데, 그 과정에서 1부의 날카로운 계급·인종 비판이 다소 흐려진다. 136분이라는 러닝타임도 문제가 된다. 특히 2부 중반부에서 서사가 늘어지는 구간이 있고, CGI 변신 장면의 완성도는 전체 영화의 미학 수준에 비해 눈에 띄게 뒤처진다.

+
Good
  • Isabél Zuaa의 연기 — 1부와 2부를 하나의 신체로 연결하는 압도적인 존재감
  • Rui Poças의 촬영 — 1부와 2부의 공간을 색감으로 대비시키는 세련된 미장센
  • 장르 해체의 과감함 — 멜로, 공포, 동화, 뮤지컬을 하나의 서사 안에 통합
  • 계급·인종·퀴어 로맨스를 과잉 없이 녹여낸 사회적 맥락의 밀도
-
Bad
  • 2부에서 1부의 감정적 밀도가 현저히 낮아지고 서사가 늘어지는 구간 존재
  • 변신 장면의 CGI 완성도가 영화 전체 미학 수준에 미치지 못함
  • 136분의 러닝타임 — 특히 2부 중반은 10분 이상 줄여도 무방
  • 장르 혼합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에게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음

단점을 알면서도, 1부가 끝나는 그 장면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이 내려앉는다.

두 파트가 불균등하지만, 전체는 기억에 남는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잘 만든 공포 영화를 봤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고 아름다운 무언가를 봤다"고 말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나는 후자 쪽이다. 1부와 2부 사이의 균열, CGI의 한계, 늘어지는 중반부 — 모두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들을 알고 나서도 Isabél Zuaa가 빈민가 계단에서 아이를 안고 서 있는 그 마지막 장면은 오래도록 떠오른다. 비슷한 장르 혼합 시도 중 이만큼 진지하게 사회적 맥락을 유지한 작품은 드물다. <굿 매너스>는 흠집 있는 걸작에 가깝다.

My Rating
굿 매너스
4.0
/ 5.0
인상
3.5 두 파트 온도차
스토리
4.0
연기
4.5
영상미
4.5
OST
4.0
몰입도
3.5

영상미와 연기는 5점을 줘도 아깝지 않지만, 그 두 항목이 이 영화의 모든 것은 아니다.

장르론 Analysis

늑대인간은 브라질 계급 사회의 알레고리다

이 영화에서 늑대인간이 된다는 것은 단순한 저주가 아니다. 조엘은 사회가 정한 '매너(maneiras)'를 지키도록 강요받으며 자란다 — 채식을 하고, 충동을 억누르고, 숨고, 들키지 않는다. 영화 제목의 '굿 매너스'란 곧 사회적 통제의 언어다. 이 통제의 구조는 브라질 계급 사회와 정확히 겹친다. 부유층과 빈민, 백인과 흑인, 상층부와 파벨라 사이에서 '매너 있게' 행동한다는 것은 언제나 하위 계층이 스스로를 억압하는 방식이었다.

감독 Juliana Rojas와 Marco Dutra는 이 설정을 퀴어 로맨스와 직접 연결한다. 1부에서 클라라와 아나의 관계 역시 '드러낼 수 없는 것'의 서사다. 두 여성은 계급과 인종의 경계를 넘어 가까워지지만, 그 감정에는 결코 사회가 허용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변신하는 아이, 숨겨야 하는 감정, 감춰진 출신 — 영화는 이 세 가지를 하나의 구조로 묶는다. '굿 매너스'를 지키는 것이 곧 자기 부정이라는 메시지는, 늑대인간이라는 고전 장르 문법 안에서 이 영화가 가장 날카롭게 발화하는 지점이다.

물론 이 알레고리가 완전하게 완성되지는 않는다. 2부로 넘어가면서 사회 비판의 날이 다소 무뎌지고, 서사는 보다 개인적인 모성 드라마로 수렴한다. 그러나 그 불완전함이 이 영화의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장르 안에서 이만큼 진지한 알레고리적 시도를 한 작품은 드물고, 그 시도 자체가 이 영화를 단순한 장르물과 구분 짓는 이유다.

시청 주의
그로테스크한 출산 장면 신체 훼손 이미지 퀴어 로맨스 (수위 낮음) 동물 관련 묘사
이 작품, 나한테 맞을까?
O  이런 분께 추천
  • 장르 경계를 흐리는 이상한 영화를 좋아하는 분
  • 공포보다 분위기와 연기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분
  • 라틴 아메리카 아트하우스 영화에 관심 있는 분
  • 늑대인간·드라큘라 같은 고전 공포 신화의 변주에 흥미를 느끼는 분
X  이런 분은 패스
  • 빠른 전개와 명확한 장르 정체성을 원하는 분
  • 그로테스크한 신체 묘사에 민감한 분
  • 2시간 이상의 느린 영화를 꺼리는 분
  • 뜬금없는 뮤지컬 넘버가 몰입을 깨는 분
"
두 개의 영화가 붙어 있고, 둘 다 잊히지 않는다
장르 혼합의 혼돈을 기꺼이 즐길 수 있는 관객에게
#브라질공포 #늑대인간신화 #계급알레고리 #아트하우스호러

조엘은 자신이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 클라라는 알면서도 말하지 않는다. 그 침묵이 이 영화 전체다.

당신이라면 아이에게 언제, 어떻게 말했을까?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러브 비트윈 라인즈 리뷰 — 극본살인 게임에서 시작된 중국 로맨스, 볼 만할까?

권총 리뷰 — 가짜 환관과 가짜 황제의 권모 로맨스, 숏드라마의 한계를 넘다

옥을 찾아서 리뷰 — 한국 넷플릭스 뚫은 첫 중드, 무엇이 달랐나

듄 파트 1 & 2 리뷰 — 빌뇌브의 SF 서사시, 파트 3 정보까지 총정리

사운드트랙 #1 리뷰 — 짝사랑이 음악이 되는 4부작 힐링 로맨스

술꾼도시여자들 시즌1·2 통합 리뷰 — 한국판 '언니들의 술자리', 이 드라마가 특별한 이유

아무르 리뷰 — 칸 황금종려상·아카데미 수상, 사랑의 가장 어두운 얼굴

폭탄 리뷰 — 일본 아카데미 석권, 사토 지로 '10원 대머리'의 탄생

헤어질 결심 리뷰 — 칸 감독상 수상작, 박찬욱 최고작일까?

블랙 스완 리뷰 — 완벽을 향한 욕망이 자신을 삼킬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