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우리는 리뷰 — 최우식·김다미 케미, TV 시청률보다 훨씬 뜨거웠던 이유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 고등학교 때 이렇게 끝났어야 할 인연이 10년이 지나 다시 소환됐다.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Our Beloved Summer)>는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방영된 로맨스 드라마다. 지상파 시청률 3~4%로 조용히 끝나는 듯했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4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되며 아시아 각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대본집은 드라마 역대 판매량 상위권인 10만 부 가까이 팔렸고, OST LP는 순식간에 매진됐다. 숫자가 전부를 말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이 드라마처럼 잘 보여주는 사례도 드물다.

SBS 월화드라마
OUR BELOVED SUMMER
그 해 우리는
Our Beloved Summer · 2021–2022
장르
로맨스 · 코미디 · 청춘
방영
2021.12.06 ~ 2022.01.25 · SBS
편수
총 16화
극본 · 연출
이나은 · 김윤진
주연
최우식 · 김다미 · 김성철 · 노정의
시청률
평균 3~4% · 최종회 5.3%
국내 시청 Netflix KR Wavve SBS VOD
외부 평점
IMDb 8.1
넷플릭스 글로벌 TOP 9
Cast — 핵심 인물
1
최웅 최우식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목표 없이 표류하며 건물과 나무만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겉으로는 태평하지만 어린 시절 버림받은 기억을 조용히 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2
국연수 김다미
일찍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둘이 자란 홍보 전문가. 전교 1등의 악착같음으로 살아왔지만, 사실 원하는 것이 그냥 평범하게 잘 사는 것뿐이었다. 이 드라마의 실질적 감정 중심.
3
김지웅 김성철
다큐멘터리 감독. 최웅의 절친이자 국연수를 오래 짝사랑했던 인물. 엄마와의 화해라는 자신만의 서사를 안고 있어 조연 중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다.
4
엔제이 (지아) 노정의
데뷔 10주년을 앞둔 정상급 아이돌. 화려한 겉모습 안에 평범하고 싶은 마음을 숨기고 있으며, 김지웅과 나누는 감정선이 부드럽게 이야기를 보완한다.

줄거리 — 역주행 다큐와 함께 역주행한 감정

고등학교 시절, 전교 1등 국연수와 전교 꼴등 최웅은 학교 다큐멘터리에 강제로 주인공이 됐다. 하나부터 열까지 상극인 두 사람은 그 해 첫사랑에 빠졌고, 5년을 사귀다 헤어졌다.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는 결말이었다. 10년이 지난 현재, 그때의 다큐가 인터넷에서 역주행하며 화제가 됐다. 제작사의 요청으로 두 사람은 원하지도 않지만 다시 카메라 앞에 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드라마의 구조는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는 방식이다. 10년 전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고 사랑했고 헤어졌는지가 현재의 재회와 맞물리며 천천히 펼쳐진다. 서사의 밀도보다 감정의 밀도에 무게를 두는 드라마로, 극적 반전보다는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다시 이해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최우식과 김다미가 영화 <마녀>(2018) 이후 다시 만난 것이 현실과 극 안에서 동시에 작동하는 방식이 이 드라마를 더 특별하게 만든다.

부캐 서사도 있다. 김지웅은 오랫동안 외면했던 병든 어머니와 마주하고, 엔제이는 화려한 무대 뒤의 허전함을 드러낸다. 주캐와 부캐의 균형이 전반부에는 잘 잡혀 있지만, 12화 이후 조연 서사 비중이 늘면서 잠시 호흡이 늘어지는 구간이 생긴다. 그러나 최종화는 다시 두 주인공에게 집중하며 확실한 해피엔딩으로 끝맺는다.

장점 — 최우식·김다미의 케미스트리와 나레이션의 힘

이 드라마가 숫자 이상의 반응을 만든 가장 큰 이유는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다. 최우식과 김다미는 각자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든 장면에서 특별한 온도를 만들어낸다. 과장 없이 눈빛 하나, 말투 하나로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이 이 드라마의 절제된 연출과 완벽하게 맞물린다. "마녀"에서 이미 한 번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이기에 생기는 편안함이 스크린 너머까지 전해진다.

나레이션 활용도 인상적이다. 극 중 국연수와 최웅의 속마음이 교차 서술되는 방식은 시청자를 각자의 감정 안으로 끌어들이며 "과몰입"을 유발한다. 상대의 진심을 모르고 스쳐가는 장면을 보면서 두 나레이션을 함께 듣는 경험이 이 드라마의 핵심 정서다. 작가 이나은의 전작 <전지적 짝사랑 시점> 팬이라면 더욱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영상미도 조용히 훌륭하다. 수원화성 근처, 전주 한옥마을, 북촌 감고당길—겨울 한국의 풍경이 두 사람의 감정 온도와 맞닿아 있다. 특히 아침 해가 뜰 때 첫 장면을 찍었다는 배우의 인터뷰처럼, 빛의 질감이 이 드라마의 시각적 정체성을 만들어낸다.

아쉬운 점

가장 아쉬운 지점은 12화 이후 속도다. 최웅과 국연수의 감정이 정점을 찍은 이후, 13~15화에서 조연들의 서사에 비중을 실어주면서 극 전체의 긴장감이 느슨해진다. 김지웅의 어머니 이야기, 엔제이의 다큐멘터리 등은 그 자체로 의미 있지만 호흡이 늘어진다는 비판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 지상파 시청률 3~4% 자체는 이 드라마의 실질적 인기를 반영하지 못하는 숫자지만, 넷플릭스 중심 시청 환경에 최적화된 구조가 기존 방송 시청층과는 잘 맞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화려한 사건이나 반전을 기대하는 시청자에게는 다소 평이하게 느껴질 수 있는 담백함이 이 드라마의 미덕이자 한계다.

장점
  • 최우식·김다미의 케미스트리 — 말보다 눈빛으로 전달하는 감정의 정밀함
  • 교차 나레이션 — 두 사람의 속마음을 동시에 듣는 과몰입 유발 장치
  • 현재·과거 교차 구조의 자연스러운 리듬감
  • 겨울 한국 풍경을 살린 아름다운 영상미
  • 맛깔나는 대사와 힐링 정서 — 지치지 않고 끝까지 보게 만드는 온도
아쉬운 점
  • 12화 이후 조연 서사 집중으로 페이스 저하
  • 큰 사건이나 반전 없이 감정선만으로 이끄는 구조 — 호불호 갈림
  • 조연 일부의 서사가 상투적으로 마무리됨

총평

그 해 우리는은 자극 없이도 사람을 붙잡는 드라마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전교 1등과 꼴등의 재회라는 설정보다 훨씬 세밀한 감정의 층위가 있고, 두 배우가 그것을 빈틈 없이 채운다. 지상파 시청률이 이 드라마의 위치를 말해줄 수 없다는 것은 대본집 10만 부와 OST LP 전 사이트 매진이 증명한다. 최종화에서 확실히 닫힌 해피엔딩은 긴 여운을 남긴다.

종합 평점
그 해 우리는
4.0
/ 5.0
재미
7.8
스토리
8.0
연기
9.0
영상미
8.5
OST
8.8
몰입도
8.2

12화까지는 4.5를 줄 수 있었다. 후반 3화의 속도 저하가 전체 평균을 끌어내렸다.

Analysis — 이 작품이 말하는 것

카메라 앞에 서는 것, 혹은 자신의 이야기를 소유하는 것

이 드라마는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을 단순한 설정으로 쓰지 않는다. 고등학교 시절 강제로 카메라에 찍혔던 두 사람은 10년이 지나 다시 소환되는데, 그 역주행 다큐는 기록이 당사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살아남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치다. 연수는 평생 가난을 숨기고 살았고, 웅이는 자신의 외로움을 드러낸 적이 없다. 카메라는 그들이 숨기고 싶었던 것—열아홉의 솔직함—을 고스란히 담아두었다.

드라마 안의 다큐멘터리 작업이 두 사람의 재회를 강제하는 것처럼, 이 드라마는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서술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지를 내레이션이라는 형식으로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연수의 나레이션과 웅이의 나레이션이 교차할 때, 시청자는 같은 장면을 두 개의 시선으로 동시에 경험한다. 상대가 알아채지 못했던 마음이 드디어 말로 나오는 그 순간이, 이 드라마의 모든 설레임이 집약된 지점이다.

국제적으로 이 드라마가 통했던 이유는 "첫사랑"이라는 보편성 때문만은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자격이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연수처럼, 웅이처럼—의 이야기가 국경을 넘어 공명했기 때문이다. 나레이션을 통해 흘러나오는 "내가 버릴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라는 말이 한국어가 아니어도 전달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관계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 나한테 맞을까?
O  이런 분께 추천
  • 잔잔하고 담백한 감정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
  • 최우식·김다미의 팬 또는 두 배우의 케미가 궁금한 분
  • 첫사랑·재회 로맨스 장르를 즐기는 분
  • OST와 함께 겨울에 보고 싶은 힐링 드라마가 필요한 분
X  이런 분은 패스
  • 강한 서사 전개, 반전, 사건 중심 드라마를 원하는 분
  • 빠른 로맨스 진행을 원하는 분 (감정 쌓기가 느린 편)
  • 조연 서사 비중이 크면 답답한 분
"
시청률은 3%였는데 마음 점유율은 100%였던,
그 해 우리가 기억할 드라마.
담백한 로맨스의 정석, 최우식·김다미가 완성한 온도
#최우식 #김다미 #청춘로맨스 #첫사랑재회 #힐링드라마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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