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감독×박은빈 재회작 원더풀스, 몇부작이고 시즌2는 나올까?
공개 2주 만에 글로벌 2위, 무엇이 통했을까
2026년 5월 15일 8편이 한꺼번에 풀린 이 작품은 공개 사흘 만에 270만 시청수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시리즈 6위로 출발했습니다. 2주 차에는 790만 시청수로 2위까지 올라갔고, 이 기간 64개국 TOP 10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3주 차에도 홍콩·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을 비롯한 여섯 개 나라에서 1위를 지켰습니다. 공개 직후보다 2주 차에 순위가 오른다는 건 입소문이 붙었다는 뜻입니다.
화제의 축은 크게 셋입니다. 첫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만든 유인식 감독과 박은빈이 다시 만났다는 점입니다. 두 사람 모두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둘째, 초능력을 완벽한 무기가 아니라 ‘하자 있는 물건’으로 다뤘다는 설정입니다. 능력이 생겨서 더 곤란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히어로물이라기보다 캐릭터 코미디에 가깝습니다. 셋째, 1999년이라는 배경입니다. Y2K 공포와 종말론이 뒤섞여 있던 그 시기의 공기가 화면 곳곳에 깔려 있습니다.
참고로 차은우는 촬영을 마친 뒤 2025년 7월 입대해, 공개 시점에는 홍보 활동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주연 배우 한 명이 통째로 빠진 상태에서 나온 성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과가 더 눈에 띕니다.
1999년 해성시, 시한부 여자와 동네 사람들에게 벌어진 일
배경은 경기도의 가상 도시 해성시입니다. 세기말 분위기 속에서 종말론 전단이 거리에 날립니다. 큰손식당을 하는 김전복의 손녀 은채니는 선천성 심장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상태입니다. 죽기 전에 세계 일주라도 해보고 싶은데 돈이 없습니다. 그래서 짜낸 계획이 자작 납치극입니다. 할머니에게서 몸값을 받아내자는 것인데, 여기에 동네 민원왕 손경훈과 동네북 취급을 받는 강로빈이 끌려 들어갑니다.
이 어설픈 작당이 예상 밖으로 어그러지면서 세 사람은 폐기 약물이 고인 웅덩이에 빠지고, 그 사고를 계기로 각자 능력을 얻습니다. 채니는 순간이동, 경훈은 접착, 로빈은 괴력입니다. 문제는 아무도 그 능력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오래전부터 능력을 숨기고 살아온 공무원 이운정이 합류하면서 판이 커집니다. 이들 앞을 가로막는 것은 하원도 박사와 그가 이끄는 조직 분더킨더입니다. 1979년 아이들을 가둬놓고 벌였던 실험, 그리고 지금 해성시에서 준비 중인 계획이 하나로 이어지며 후반부의 동력이 됩니다.
웃기다가 훅 들어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가장 잘 굴러가는 지점은 ‘하필 이 사람에게 이 능력이’라는 부조화입니다. 늘 물러터진 사람에게 괴력이 주어지고, 남에게 폐 끼치기 선수인 사람에게 뭐든 달라붙는 능력이 생깁니다. 능력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만드는 구조라서 웃음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CG도 과시하듯 쓰지 않고 상황을 살리는 선에서 절제한 편입니다.
연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거의 없습니다. 박은빈은 거칠고 다혈질인 인물을 억지스럽지 않게 밀고 갔고, 손경훈 역의 최대훈에 대한 호평이 특히 많습니다. 능력을 쓸수록 몸이 상해가는 인물들이 배치되어 있어, 코미디로 달리다가 대가를 치르는 장면에서 갑자기 무게가 실립니다. 이 낙차가 이 작품의 개성입니다. 유인식 감독은 선배 히어로물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고, 7·8화 부제가 ‘해성시의 수호자들’인 것처럼 참조한 흔적을 숨기지도 않습니다.
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먼저 톤입니다. 포스터와 예고편은 가벼운 B급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화부터 종말·시한부·죽음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다크 코미디에 가깝습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인체 실험이 이야기의 뿌리라 마냥 유쾌하게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온 가족이 편하게 틀어놓을 작품을 찾는 경우라면 이 점은 알고 시작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다음은 분량 대비 속도입니다. 8부작 전편이 한 번에 풀리는데, 중반부가 늘어진다는 지적이 국내외 감상평에서 반복해서 나옵니다. 회당 러닝타임이 60분에서 92분까지 들쭉날쭉한 것도 체감에 영향을 줍니다. 배우들 연기에는 흠잡을 데가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인 반면, 이야기 전개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립니다. 설정을 꼼꼼히 따지는 시청 습관을 가진 분이라면 능력의 규칙이 느슨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 능력과 사람이 어긋나 있어 상황 자체가 웃깁니다
- 박은빈·최대훈을 비롯한 앙상블 연기가 안정적입니다
- 1999년 세기말의 질감이 배경 장식에 그치지 않습니다
- 8부작 전편 공개라 하루 몰아보기에 알맞습니다
- 중반부 전개가 늘어진다는 평이 많습니다
- 겉보기와 달리 죽음·실험 소재가 짙게 깔립니다
- 초능력의 규칙이 촘촘한 편은 아닙니다
다음 시즌은 나올까
2026년 8월 기준으로 후속 시즌에 대한 공식 발표는 없습니다. 판단에 필요한 단서는 두 갈래로 갈립니다. 한쪽에는 넷플릭스가 이 작품을 ‘리미티드 시리즈’로 분류해 두었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이 표기는 단일 시즌으로 완결되는 기획을 뜻하며, 실제로 8부작 한 시즌 분량으로 설계됐습니다. 다른 한쪽에는 최종화 이후 붙은 쿠키 영상이 있습니다. 마무리를 지어놓고도 다음을 암시하는 장면을 남겨둔 탓에, 공개 직후부터 시즌2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제작진이 처음부터 시즌제를 전제하고 만든 작품은 아니지만, 이어붙일 여지는 의도적으로 남겨두었습니다. 넷플릭스가 리미티드로 시작한 작품에 성적을 보고 후속을 붙인 사례가 없지는 않으므로, 가능성이 닫혀 있다고 볼 근거도 없습니다. 다만 사전 제작이 필요한 규모이고 주연 배우들의 일정도 얽혀 있어, 설령 결정이 난다 해도 실제 공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문단은 확인 시점 기준이며, 공식 발표가 나오면 내용을 갱신하겠습니다.
누구에게 어떤 값을 하는 작품인가
완성도를 놓고 줄 세우기를 하면 최상위권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야기의 뼈대는 이미 여러 번 본 것이고, 중반의 속도도 고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8편이 끝까지 굴러가는 이유는 인물에 있습니다. 대단할 것 없는 사람들이 대단할 것 없는 이유로 나섰다가 결국 도시를 떠맡는 과정이, 능력 설정보다 훨씬 오래 남습니다. 세기말이라는 배경이 여기에 정확히 붙습니다. 세상이 곧 끝난다는 소문이 도는 시기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겨지던 사람들이 뭔가를 하기로 마음먹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히어로물을 기대하고 보면 아쉽고, 코미디를 기대하고 보면 예상보다 묵직하며, 사람 이야기를 기대하고 보면 가장 잘 맞습니다. 무엇을 기대하고 트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꽤 달라지는 편이니, 셋 중 어느 쪽인지 정하고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세기말은 배경이 아니라 이 이야기의 전제입니다
초능력물에서 시대 배경은 대개 소품입니다. 삐삐와 브라운관 텔레비전을 깔아 향수를 자극하는 정도로 쓰이고, 이야기 자체는 어느 시대에 놓아도 굴러갑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1999년을 2026년으로 옮기면 전제가 무너집니다. 종말이 온다는 말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떠돌던 시기여야만 성립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근거는 주인공 설정에 있습니다. 은채니는 심장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람입니다. 세상이 끝난다는 소문과 내가 끝난다는 진단이 겹쳐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흉흉한 괴담일 뿐인 종말이 이 사람에게는 이미 확정된 현실입니다. 그래서 채니가 벌이는 자작 납치극은 철없는 사기가 아니라 남은 시간을 쓰려는 발버둥으로 읽힙니다. 종말론이 없는 시대였다면 이 인물의 조바심은 개인적인 사연에 그쳤을 것입니다.
또 하나는 능력이 주어지는 방식입니다. 이 작품에서 힘은 선택받아 얻는 것이 아니라, 관리되지 않은 폐기 약물에 잘못 닿아서 생깁니다. 개발과 성장의 뒷면에 무엇이 쌓였는지 아무도 확인하지 않던 시절의 감각이 여기에 그대로 들어와 있습니다. 능력의 출처가 사고이자 오염이기 때문에, 이들이 얻은 힘은 축복이 아니라 뒤늦게 청구된 계산서에 가깝습니다. 1979년에 아이들을 상대로 벌인 실험이 1999년에 돌아온다는 구조도 같은 결입니다.
물론 반론도 가능합니다. 세기말 소품과 음악이 분위기용으로 소비될 뿐, 시대 인식이 인물의 선택까지 바꾸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있고 일리도 있습니다. 다만 그 지적을 받아들이더라도, 아무것도 아니라고 취급받던 사람들이 세상이 끝난다는 소문 앞에서 오히려 뭔가를 하기로 마음먹는다는 구도만큼은 시대와 단단히 묶여 있습니다. 이 작품이 흔한 소재로도 자기 자리를 확보한 지점이 여기입니다.
- 주말 하루를 잡고 8부작을 몰아볼 계획이신 분
- 능력보다 사람이 중심인 초능력물을 찾으시는 분
- 1990년대 말의 공기를 화면으로 다시 만나고 싶으신 분
- 박은빈의 코미디 연기를 보고 싶으신 분
세상이 끝난다고 떠들던 해에, 아무것도 아니라던 사람들이 뭔가를 해버린 이야기입니다. 다 보고 나면 능력보다 얼굴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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