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몬스터 리뷰 — 고블린 환생 이세계 판타지, 볼 만할까?
2024년 봄 시즌, Studio Deen이 제작한 이세계 판타지 애니메이션 리:몬스터(Re:Monster)가 크런치롤을 통해 전 세계에 동시 방영됐다. 원작은 카네키루 코기츠네의 동명 라이트노벨로, 일본 소설 투고 사이트 '소설가가 되자'에서 연재되며 팬층을 쌓아온 작품이다. 고블린으로 환생한 주인공이 먹으면 먹을수록 강해지는 독특한 능력으로 최약체에서 최강자로 성장한다는 설정은 이세계물 팬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만 화제성만큼 호불호도 극명하게 갈린 작품이기도 하다.
줄거리 — 최약체 고블린의 정상 등반기
평범한 청년 토모쿠이 카나타는 어느 날 스토커의 칼에 찔려 목숨을 잃는다. 눈을 떠보니 그는 이세계의 아기 고블린으로 환생해 있었다. 고블린은 이 세계에서 가장 하위 계층의 약한 몬스터. 하지만 고브로라는 이름을 얻은 그에게는 전생의 지식과, 먹으면 먹을수록 강해지는 특수 능력 '흡식 능력'이 있었다.
동굴에서의 생존부터 시작한 고브로는 고브키치, 고브미 등 동세대 고블린들과 함께 사냥을 반복하며 스킬을 쌓는다. 레드베어를 쓰러뜨리며 홉고블린, 오거로 단계적으로 진화하는 그는 무리의 리더 자리를 차지하고, 이웃 종족인 엘프, 카벙클, 인간들과의 충돌을 거치며 세력을 넓혀간다. 약육강식의 이세계에서 그의 상승은 멈추지 않는다.
단순한 최약체 역전 서사처럼 보이지만, 이 작품에는 인간 포로 처리 방식이나 하렘 구성 등 논란이 될 수 있는 요소가 섞여 있다. 이세계 생태계의 냉혹한 법칙을 묘사한다는 의도로 읽히지만, 설득력 있는 세계관 구축보다는 자극적인 설정이 앞서는 경향이 있어 시청자에 따라 받아들이는 방식이 크게 달라지는 작품이다.
볼 만한 이유 — 이세계 성장물의 원초적 쾌감
리:몬스터의 가장 큰 매력은 오로지 '먹고 강해진다'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성장 구조에 있다. 스킬 획득, 진화, 무리 확장이라는 리듬이 반복되면서 게임 플레이를 시청하는 것 같은 쾌감을 준다. 연금술처럼 복잡한 능력 체계 없이 먹으면 바로 결과가 나온다는 단순함이 오히려 중독성을 만든다.
오프닝 테마 "Into the Fire"는 이 작품의 숨은 수확이다. 2PM의 찬성과 일본 힙합 레전드 AK-69, 거기에 2AM의 창민이 피처링으로 합류한 이 곡은 다국적 아티스트가 뭉친 화제성뿐 아니라 실제로도 거친 에너지가 작품의 분위기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애니 오프닝 곡 자체만으로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몬스터 주인공 이세계물의 선구자 계보에 있는 작품답게, 인간이 주인공인 기존 이세계 공식을 뒤집는다는 신선함도 분명히 존재한다. 고블린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인간이라는 존재, 종족 간의 힘의 논리 등 설정의 잠재력은 풍부하다.
아쉬운 점
문제는 그 잠재력이 제대로 살려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스토리는 '싸우고, 먹고, 강해지고, 하렘이 늘어난다'는 패턴을 12화 내내 거의 변주 없이 반복한다. 서사적 긴장감이나 갈등 구조가 얕아서 에피소드가 끝난 뒤 기억에 남는 장면이 드물다. 원작이 시스템화된 능력치 상승을 나열하는 구조인 탓인데, 애니메이션화 과정에서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가장 큰 논란 지점은 포로 여성 처리와 하렘 묘사다. 냉혹한 이세계 법칙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여성 캐릭터들이 포로 상태에서도 주인공에게 일방적으로 호감을 갖는 전개는 개연성 측면에서 큰 구멍을 남긴다. 고블린 슬레이어처럼 같은 소재를 성인 극화 톤으로 일관되게 밀어붙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년만화식 통쾌함도 아닌 어정쩡한 지점에 머문다는 비판이 많다.
Studio Deen의 작화는 평균 이상을 유지하지만 화려한 전투 연출이나 인상적인 영상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예산 분배의 한계가 느껴지는 장면들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 먹으면 강해지는 직관적 성장 구조의 원초적 쾌감
- 오프닝 "Into the Fire" — 2PM+AK-69+2AM의 다국적 드림팀
- 고블린 주인공이라는 역발상, 몬스터 시점 이세계의 신선함
- 사토 타쿠야를 비롯한 성우진의 안정적인 퍼포먼스
- 시즌 2 확정으로 스토리 확장 여지 남아 있음
- 12화 내내 패턴이 반복되는 얕은 서사 구조
- 하렘 및 포로 묘사의 개연성 부족, 세계관 설득력 약화
- Studio Deen 작화 — 전투 연출의 임팩트 부족
- 주인공의 도덕적 일관성 결여로 감정 이입 어려움
- 캐릭터 각자의 개성보다 하렘 구성원 기능에 머무는 조연들
총평
리:몬스터는 이세계 성장물이 가진 원초적인 쾌감을 솔직하게 꺼내놓는 작품이다. 서사의 깊이나 연출의 완성도를 기대하면 실망하기 쉽지만, 뇌를 비우고 고블린이 진화하는 과정을 따라가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다면 12화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간다. 오프닝 곡 하나만으로도 이 시즌의 의미 있는 발굴이라 부를 수 있다.
- 이세계 전생·성장물을 즐겨보는 분
- 몬스터 주인공 이세계가 궁금했던 분
- 오프닝 곡만으로 애니 가치를 판단하는 분
- 복잡한 서사 없이 가볍게 볼 판타지가 필요한 분
- 하렘·성인 소재에 불편함을 느끼는 분
- 탄탄한 서사와 캐릭터 성장이 필요한 분
- 작화 퀄리티에 민감한 분
- 주인공의 도덕적 일관성을 중요시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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