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서성공 260화나 되는데 볼 만할까? 시즌 순서와 경지 등급 정리
선협 동화 보다가 이쪽으로 넘어오는 사람이 많은 이유
중국 3D 애니메이션을 한두 편 보고 나면 대개 같은 벽에 부딪힙니다. 전투 연출은 분명히 볼만한데, 등장인물이 갑자기 "연기기 3층"이니 "금단 중기"니 하는 말을 주고받기 시작하면 지금 누가 더 센 건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세계관 설명을 따로 찾아보기 시작하는 순간 시청 리듬이 끊기고, 그러다 접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작품이 같은 취향의 시청자에게 자주 추천되는 건 바로 그 지점을 피해 가기 때문입니다. 배경은 신선이 사는 산이 아니라 바이러스로 무너진 2050년대 지구이고, 힘의 단계 이름도 도가 용어가 아니라 행성·항성·우주처럼 천문학 규모를 그대로 가져다 씁니다. 무협 소양이 전혀 없어도 우주급이 항성급보다 위라는 건 그냥 알 수 있습니다. 원작은 판룡·성진변으로 국내에도 이름이 알려진 작가 워츠시훙스의 웹소설이고, 1,544화로 이미 완결됐습니다. 애니메이션이 도중에 갈 곳을 잃을 걱정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대입 시험을 앞둔 소년이 우주로 나가기까지
이야기는 RR 바이러스가 퍼진 뒤의 지구에서 시작합니다. 감염된 동물이 괴수로 변해 인류를 밀어붙였고, 살아남은 다섯 나라가 연합해 장벽을 세우고 기지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이 시기를 극중에서는 대열반기라고 부릅니다. 극한 환경에서 인류의 신체 능력도 함께 올라갔고, 그중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이 무자로 불립니다. 주인공 나봉은 임대주택 구역에 사는 열여덟 살 수험생입니다. 가족을 그 구역에서 꺼내려면 무자가 되는 길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무자 시험을 준비합니다.
초반의 갈등은 의외로 작습니다. 무관 상급생의 방해로 시험장에 늦을 뻔하는 정도의 일이 1화와 2화를 채웁니다. 그러다 운묵성이라는 외계 유산을 손에 넣으면서 규모가 급격히 커집니다. 인공지능 바바타를 통해 지구가 우주 문명의 관점에서는 변두리 행성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성공탐식거수와의 싸움에서 육신을 잃은 뒤로는 이야기의 무대 자체가 지구 밖으로 옮겨 갑니다. 그 뒤로는 지구를 노리는 외부 세력을 막는 것과 자기 등급을 올리는 것이 같은 목표가 됩니다.
7개 시즌 260화, 어떤 순서로 봐야 할까
가장 많이 검색되는 질문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순서를 따로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시즌이 나뉘어 있어도 화수는 1화부터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집니다. WeTV에서도 시즌 구분 없이 "탄서성공 N회"로 올라옵니다. 아래 표는 몇 기가 몇 화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때만 쓰시면 됩니다.
시즌 사이에 반년 넘는 공백이 생기는 것도 미리 알아두면 좋습니다. 제작사 쉬안지커지는 진시명월 때부터 한 덩어리를 만들어 내보내고 쉬었다가 다음 덩어리를 만드는 방식을 써 왔습니다. 공백이 길어질 때마다 현지에서 중단설이 도는데, 지금까지는 매번 다음 시즌이 나왔습니다. 1기부터 5기까지는 선러핑 감독이 총감독을 맡았고, 5기 이후로는 우비룬과 사오관화가 연출을 이어받았습니다.
행성급, 항성급, 우주급이 헷갈리지 않는 이유
이 작품을 처음 켰을 때 체감이 가장 좋은 부분입니다. 등급 체계가 두 덩어리로 나뉘는데, 지구 안에서 쓰는 체계와 우주로 나간 뒤의 체계가 따로 있습니다. 지구 체계는 준무자에서 시작해 전사, 전장, 전신 순으로 올라가고 각각 초급·중급·고급으로 갈립니다. 여기까지는 어느 액션물에서나 볼 법한 구성입니다.
재미있어지는 건 우주로 나간 다음입니다. 이름이 전부 천체 규모를 따라갑니다.
덧붙여 행성급에 올라서면 금·목·수·화·토·바람·빛·번개 중 하나의 속성 능력이 깨어납니다. 인물마다 싸우는 그림이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단계가 이렇게 정리되어 있으면 전투를 볼 때 계산이 편해집니다. 항성급 9계가 우주급 1계를 만났을 때 어느 쪽이 밀릴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작품도 그 설명에 시간을 쓰지 않습니다. 진행이 빠르게 느껴지는 이유의 절반은 여기서 나온다고 봅니다.
이 작품에서 확실히 잘한 부분
전투 작화는 국산 3D 동화 중에서도 위쪽입니다. 제작사 쉬안지커지는 진시명월과 투라대륙을 만든 곳이고, 1기는 영국 액시스 애니메이션과 공동으로 작업했습니다. 사람 형태끼리 붙는 싸움보다 괴수와 붙거나 우주 공간에서 붙는 장면에서 강점이 두드러집니다. 배경이 SF라 기계·함선·폐허 도시처럼 3D가 유리한 소재가 계속 나오는데, 이 점이 셀 애니메이션 특유의 매끄러움을 흉내 내려다 어색해지는 문제를 자연스럽게 피해 갑니다.
음악에 들인 공도 눈에 띕니다. 여는 곡은 대만 가수 JJ 린이, 닫는 곡은 장제가 불렀습니다. 웹소설 원작 동화에서 이 정도 이름을 붙이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회당 20분 남짓이라 한 편을 켜는 부담도 작습니다. 240화라는 숫자에 놀라기 쉬운데, 일본 장편 애니메이션 한 시즌 반 정도 분량이 여섯 해에 걸쳐 쌓인 것이라고 생각하면 체감은 조금 달라집니다.
보기 전에 감안하면 좋은 점
각본은 이 작품의 약한 고리입니다. 현지 평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지적이 원작을 각색하면서 비중이 작던 인물의 분량을 늘려 초반 흐름을 늘어지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4기와 5기의 이른바 천재 대회 구간은 대회 형식이 길게 이어지면서 한 화 안에 실제로 진행되는 내용이 적다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60화 언저리까지는 이 문제가 크게 체감되지 않지만, 우주편으로 넘어간 뒤로는 몇 편을 몰아서 보는 편이 덜 답답합니다.
인물 조형도 기대를 낮추는 편이 좋습니다. 주인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성실하고 반듯하며, 내적 갈등으로 흔들리는 장면이 거의 없습니다. 성장의 동력이 심리보다 등급 상승에 놓여 있는 구조입니다. 초기 시즌의 여성 인물 디자인이 과하다는 지적도 현지 감상평에 꾸준히 올라옵니다. 정통 선협물의 도가 세계관이나 사제 관계를 기대하고 들어오면 방향이 다르다는 점도 미리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 등급 이름이 천체 규모라 설명 없이 서열이 잡힙니다
- 괴수전과 우주 전투에서 3D 작화의 장점이 그대로 살아납니다
- 원작 소설이 완결이라 결말이 정해져 있습니다
- WeTV에서 1화부터 한국어 자막으로 무료 시청이 가능합니다
- 중반 대회 구간은 한 화당 진행이 느려 몰아보기가 낫습니다
- 주인공의 내적 갈등이 거의 없어 심리극을 기대하면 맞지 않습니다
- 시즌 사이 공백이 반년 넘게 벌어지곤 합니다
2027년 완결 예고, 지금 따라가도 늦지 않을까
지금 시작하기에는 오히려 시점이 괜찮습니다. 화수가 많은 연재작은 대개 "언제 끝날지 모른다"가 가장 큰 진입 장벽인데, 이 작품은 원작이 완결된 데다 제작사가 2027년 완결을 못 박았습니다. 지금 1화를 켜면 결말까지 이어진 한 덩어리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기대하는 지점은 분명히 해 두는 편이 좋겠습니다. 이 작품의 가치는 서사의 밀도보다 구경거리와 진행 속도 쪽에 있습니다. 60화쯤 오면 지구를 벗어나는 흐름이 가까워지는데, 그 구간을 넘기고 나면 볼거리의 규모가 한 단계 뛰는 대신 인물 사이의 이야기는 더 옅어집니다. 그 교환이 괜찮다고 느끼는 분이라면 이후로도 길게 갈 수 있고, 서사 쪽에 무게를 두는 분이라면 우주편 초입에서 정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전자 쪽에 가까운 시청자에게 권하는 작품이라고 정리하겠습니다.
- 선협 동화의 전투는 좋았는데 경지 이름 외우는 게 부담이었던 분
- 주인공이 꾸준히 강해지는 전개를 길게 따라가는 걸 즐기시는 분
- 괴수물과 우주 전쟁 소재를 3D 액션으로 보고 싶은 분
매년 새 시즌이 붙어 온 작품이라, 지금 1화부터 시작해도 완결까지 따라잡을 시간은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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